IASB 위원장 "보험사 IFRS4 2단계 2020년 도입" 2년 연장

한스 후거보스트(Hans Hoogervorst) 국제회기준위원회(IASB) 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이 1일 한국회계기준원 주최로 열린 초청 세미나에 참석했다./사진제공=손해보험협회

논란이 많았던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시기가 2020년이 될 전망이다. 당초 예상보다 2년 연장됨에 따라 보험사들이 시간을 벌었다.


부채의 시가평가가 골자인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가용자본이 35조원 급감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특히 5% 이상 금리확정형 상품을 많이 팔았던 대형생보사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생보사의 매출은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IFRS4 2단계 도입, 2018년->2020년으로=한스 후거보스트(Hans Hoogervorst) 국제회기준위원회(IASB) 위원장은 1일 한국회계기준원 주최로 열린 초청 세미나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도입시기는 2020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회계기준원 주최로 열린 초청 세미나를 통해 "9월 혹은 10월쯤에 기준을 작성하고 최종심의를 통과하면 2016년 1분기에 최종 기준서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IASB 규정에 따르면 최종기준서가 확정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한 시점 이후 첫 회계연도부터 새로운 회계기준을 도입해야 한다. 공식적인 도입시기는 발표된 적이 없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이 시기가 2018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계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부채 평가기준을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시기 연장을 요청했다. 예상보다는 2년의 시간을 번 셈이다.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과거에 5% 이상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팔았던 보험사들이 타격이 크다. 후거보스트 위원장은 "한국의 기준금리가 2% 아래인데 (보험사의)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평균금리가 5%라는 사실에 좀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 회계기준이 달랐다면 자산과 매치가 안 되는 고금리 상품을 과거에 이렇게 팔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더 이상 새 기준을 연기하거나 지연을 하면 문제를 덮게 되는 것이고 보험업계에도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용자본 35조 급감에 매출 3분의1로 줄어"=발표자로 나선 이준호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는 "2013년 기준으로 3개 보험사의 보험부채 평균부담이율이 5% 수준"이라며 "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계속 하락해 1.75%까지 내려왔다"고 지적했다.

또 2단계가 도입되면 보험계약에 대한 미래 기대이익(잉여금액)을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이로 인해 생보사의 가용자본이 약 35조원 급감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이준호 회계사는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 감소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던지, 후순위채발행, 배당 억제 등의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저축보험료와 같은 투자요소가 보험수익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보험수익(매출) 규모가 현대보다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다"면서 "회사별로 저축성보험 규모가 얼마나 되냐에 따라 차이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기준 생보사 전체 수익(매출)이 72조원이지만 2단계가 도입되면 저축보험료 등이 빠지면서 매출이 급감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저축성보험 보다는 보장성 보험 판매를 통해 자본적정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