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구조조정 한파에도 일부 오너·CEO '돈잔치'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일부 건설업체들이 지난해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대규모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도 경영진들은 최대 십수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KCC건설 (4,460원 ▼10 -0.22%)은 2013년 1284명에 달했던 총 직원수가 지난해 953명으로 25%(331명)나 감소했다. 1년새 정규직 210명, 계약직 121명이 회사를 떠났다.


매출 감소에도 인건비(53억원) 등 판매관리비가 줄어든 덕에 지난해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익 규모는 8억원에 그쳤다. 대규모 인력축소에도 실적 개선폭은 크지 않았지만 정몽열 사장은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6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겼다.

최근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한 태영건설 (2,310원 ▲10 +0.43%)은 1년새 총 직원이 20% 가량 줄었다. 지난해 태영건설의 총 직원은 1017명으로 전년에 비해 정규직 92명, 계약직 172명 등 264명이 감소했다.

실적부진으로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임원들은 한 명도 없었다. 2013년 6억8300만원의 보수를 받은 윤석민 부회장은 지난해엔 보수가 5억원을 넘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퇴임한 김외곤 전 사장은 퇴직금을 포함, 11억3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 (25,850원 ▼350 -1.34%)도 지난해 말 기준 총 직원이 6888명으로 전년에 비해 247명 줄었다. 직원이 줄면서 인건비(급여액)도 703억원 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순손실이 계속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도 약 700명 가량의 인력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중흠 사장은 지난해 급여 6억6100만원, 상여금 1억9500만원 등 총 8억67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영업이익 1618억원(연결기준)을 달성해 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같은 성과는 2013년 대규모 손실을 털어낸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최대 2000명의 인력감축을 추진중인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의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사장도 지난해 각각 20억원, 24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겨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물산의 총 직원은 8663명으로 전년대비 51명 줄었다.

코오롱글로벌 (8,330원 0.00%)은 지난해 말 기준 총 직원이 전년에 비해 11%(304명) 줄어든 2393명을 기록했다. 정규직 219명, 계약직 85명이 각각 감소했다. 실적부진 속에서 명예퇴직에 나선 결과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9.1%, 388.7% 줄었다. 그나마 영업외수익이 늘면서 순이익(49억원)은 흑자로 돌아섰다. 이웅렬 회장은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급여로만 7억원을 받았다.

건설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기업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는 있지만 노사가 함께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고 누구보다 경영진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