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입은 조현아 "잘못 뉘우치고 있다" 선처 호소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 사진=홍봉진 기자

"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습니다. 선처를 바랍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1·여)은 1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상환)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 자리를 빌어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재판장이 조 전 부사장에게 재판 진행이나 항소 이유에 대해 말할 기회를 준 상황에서 나왔다. 조 전 부사장은 굳은 표정으로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눈을 내리깐 채 잠긴 목소리로 짧게 말했다.

이날 재판은 오후 3시30분 시작됐지만 취재진들이 오전부터 몰려들어 34석짜리 법정이 설 자리도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법원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평소보다 많은 5명 안팎의 경비 인력을 대기시키는 한편 줄을 선 사람들을 순서대로 입장시켰다.

녹색 수의를 입고 검은 뿔테안경을 쓴 채 법정에 들어선 조 전 부사장은 시종 굳은 얼굴로 재판에 임했다. 머리카락을 뒤로 묶고 있었고, 1심 때보다 다소 야윈 모습이었다.

조 전 부사장은 재판 내내 변호인과도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눈을 내리깔고 가끔씩 한숨을 내쉬었다. 변호인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오늘까지 93일째 수감 생활로 피폐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던 중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사무장 등을 폭행하고 하기시켜 결과적으로 항공기를 회항하게 만든 혐의(항공보안법상 항로변경 등)로 지난 1월 기소됐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이날 항공기가 이륙 전 돌아가게 한 것은 항로변경이 아니라는 1심 주장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 결심 공판을 진행하고 재판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