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성추행 교수' 파면 의결… "혐의 인정"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1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직무대행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총협의회와 관악 여성주의 학회 '달'이 '서울대학교 교수 성희롱, 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5.2.11

다수의 여제자를 상습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모(54) 교수가 파면된다. 징계위원회 측이 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최고 수위의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마찬가지로 성추행 의혹을 받고있는 박모(63) 경영대 교수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징계위원회는 1일 회의를 열고 강 교수를 파면하기로 의결했다. 강 교수가 상습적으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점이 인정돼 법원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다만 실제 처분이 내려지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의 최종 승인, 파면 조치 통보 등의 형식적인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 서울대 관계자는 "의결 내용이 곧장 실행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강 교수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조사했으며 지난 1월 말 징계위원회에 결과 '파면' 의견을 포함한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강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여학생 9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돼 서울 북부지법에서 재판을 받았다. 강 교수는 재판 중 본인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제자와 동료교수로부터 받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지않아 공분을 산 바 있다.

강 교수에 대해 강력한 처분이 내려지면서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 경영대 교수의 거취도 주목된다. 박 교수 역시 여제자들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일삼고 신체적 접촉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대 인권센터 관계자는 "박 교수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 전수를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조사했으며 이를 정리한 보고서를 완성했다"며 "징계위원회에 권고할 징계 수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