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대형주-중소형주 동반랠리 또올까

종전 연고점 수준까지 올라온 코스피가 상단돌파를 못하고 주춤하는 데 반해 중소형주의 상승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와 대형주지수가 하락할 동안 중형주, 소형주지수가 급등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상호간 대체재로서 엇갈린 수익률 흐름을 보였던 예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코스피-코스닥의 우상향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올해 들어 두드러진 것처럼 대형주, 중소형주의 동반상승을 다시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겨나고 있다.

2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8% 오른 2038.28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2040을 터치하기는 했지만 상단을 뚫기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2042.81을 기록한 후 후 좀체 추가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코스피를 규모별로 나눠볼 때 얘기는 달라진다. 시총상위 100위까지 종목으로 구성된 대형주 지수의 현재 상승률은 0.5%에 그치지만 중형주지수(101~300위)와 소형주지수(301위 이하)의 상승률은 각각 0.84%, 0.99%에 달한다. 코스피로만 볼 때 보이지 않지만 시장은 강한 상승에너지를 품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전체로 시점을 확대했을 때도 코스피 및 대형주지수와 중형주·소형주지수 사이의 차별화는 확인된다. 지난해 말 대비 현재까지 코스피 및 대형주지수 상승률은 각각 6.45%, 4.37%에 불과하지만 중형주·소형주 지수의 상승률은 17.11%, 23.11%에 달한다.


코스피 전체와 대형주지수의 수익률은 대외변수에 큰 영향을 받곤 했다. 올해 초 코스피가 1880선 초반까지 떨어지는 과정에서는 국제유가 급락과 미국달러 강세, 유로존 경기둔화 우려 등이 지수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었다. 코스피가 지난달 하순 2040선까지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데에도 이같은 대외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중소형주 지수의 견조한 상승세에서 알 수 있듯 시장의 에너지는 여전히 활발했다. 글로벌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데다 국내투자자의 귀환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증명한다.

당장은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형주 수익률에 영향력이 큰 대외불확실성이 다소 불거지고 있는 데다 1분기 실적시즌의 본격개시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커질 수 있다는 등 이유에서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수급이 추가적으로 매우 강하게 유입되지 않는 등 수급이 제한될 경우 중소형주나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커질 수 있다"며 "외국인 자금유입이 최근 주춤하면서 일시적으로 대형주로 갔다가 다시 중소형주로 쏠리는 등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처럼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장세에서는 예년처럼 대형주가 소외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올해 코스닥 상승률(20.6%)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다소 작지만 코스피도 올해 중에만 1880선에서 2040선까지 8% 이상 반등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이 기간의 특징은 코스피-코스닥의 동반강세가 약 3개월간 펼쳐졌다는 점이다. 글로벌 유동성의 힘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시즌 등 불확실성으로 소폭조정과 반등이 반등되는 시기를 대형주 투자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유럽·미국을 비롯해 최근 한국에서도 EPS(주당순이익)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글로벌 증시의 동반조정 및 이에 연동된 국내증시 기간조정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조정을 대형업종 비중확대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인 유동성 환경에서는 꼭 실적개선이 없더라도 코스피가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추세적 관점에서는 오히려 주가가 EPS를 2~3개월 정도 선행하기 때문에 국내 증시상승은 기업실적의 추가적인 상향조정 가능성을 암시할 가능성도 내포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