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감독, 中 완다그룹에서 109억 투자 유치했다

'국가대표' '미스터고'의 김용화 감독이 이끄는 VFX(Visual Effects·시각효과) 전문기업인 덱스터가 중국 최대 부동산 그룹인 완다로부터 1000만 달러(약 109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반기 추진 중인 IPO(기업공개)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분석된다.

덱스터는 지난 1일 완다그룹과 1000만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의 아들 왕쓰총이 대표를 맡고 있는 완다그룹 투자사인 프로메테우스 캐피탈(북경보시투자유한공사)을 통해 진행됐다. 펀드의 LP(유한책임투자자)는 왕젠린 회장으로 알려졌다.


완다그룹은 덱스터가 신규로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한다. 덱스터의 RCPS 발행은 지난 2013년 2차례에 걸친 100억원 규모에 이어 2년 만이다. 완다그룹이 주식으로 전환하면 13.29%의 지분을 확보해 김용화 감독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김용화 덱스터 대표

완다그룹은 부동산, 호텔, 관광, 문화, 백화점 등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최대의 기업이다. 중국 박스오피스를 15% 점유하는 완다시네마를 비롯해 미국 대형 영화관 체인인 AMC도 갖고 있다.

지난해 총 자산 5341억위안(약 95조3000억원)에 달하는 완다그룹이 부동산이 아닌 콘텐츠와 VFX 분야의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12월 설립된 덱스터는 영화 '미스터 고'를 시작으로 국내외 영화의 VFX를 맡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86억원으로 전년대비 37.7% 늘었고,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1466.6% 증가했다.


덱스터는 한중 합작영화인 '미스터고'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내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서극 감독의 '지취위호산'을 비롯해 '적인걸2:신도해왕의 비밀' 등에 참여했다. 지난해 작업한 10편의 영화 가운데 7편이 중국영화다.

이는 중국의 VFX 기술력이 아직 한국을 쫓아오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덱스터는 할리우드 못지않은 기술력을 갖고 있고 지리적 위치와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완다그룹은 시네마 사업부터 테마파크까지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신규 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VFX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왕쓰총 대표는 지난달 덱스터를 방문해 보유 인력과 장비, 기술력을 확인하고, 논의하던 투자금 500만 달러 수준에서 2배 올리고 싶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덱스터 관계자는 "완다그룹의 투자는 덱스터의 VFX 기술력이 아시아 최고라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중국 내 활동반경을 크게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주 덱스터 전경/사진제공=덱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