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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배우자를 잃는 영화, 보기 힘든 시대 곧 온다

[팝콘 사이언스-74]임권택 102번작 '화장' 개봉…졸리 사례 통해 본 예방의학의 엇갈린 시각

류준영의 팝콘 사이언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입력 : 2015.04.11 07:36|조회 : 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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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영화나 TV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TV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TV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영화 '화장'의 한 장면/사진=리틀빅픽쳐스
영화 '화장'의 한 장면/사진=리틀빅픽쳐스

말초적인 즐거움에 멈춰 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제대로 한방을 날려줄 한국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신작 '화장'이다.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으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국민배우' 안성기와 합작했다. 임 감독과 이번이 7번째 인연이다.

두 충무로 거장이 가볍지 않은 중후한 멋에 세련된 감성을 필름에 이입, 관객들의 감정선을 제대로 건드린다. 한국 관객들에겐 메마른 정서를 해갈할 봄비 같은 작품이다.

영화 전체 줄거리는 암에 걸린 아내(김호정)를 두고 다른 여자(김규리)를 깊이 사랑하게 된 한 남자(안성기)의 고뇌를 그렸다.

뇌종양 수술을 한 차례 받았던 아내(김호정)에게 암이 재발한다. 간병을 위해 병원에서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오상무의 피곤한 하루하루가 쌓여간다. 그러던 중 같은 부서 홍보담당자로 만난 추은주(김규리) 대리에게 오상무는 묘한 감정이 싹튼다.

아내와 함께 별장을 찾은 오상무, 성관계를 맺기 전 준비해간 비아그라를 먹는다. 차갑게 식어버린 애정관계를 대변한다. 관계 중 오상무는 추은주를 계속 떠올린다. 아내도 이미 그런 오상무의 마음을 알고 있다. 그래도 아내는 오상무를 끝까지 품에 안는다.

영화 '화장'의 한 장면/사진=리틀빅픽쳐스
영화 '화장'의 한 장면/사진=리틀빅픽쳐스

결국 세상과 작별을 고한 아내, 오상무 눈엔 빈소를 찾아 절을 하는 추은주 모습에서 가슴골이 더 눈에 들어온다. 오상무는 상여를 쫓아오는 추은주를 뒤돌아 물끄러미 바라본다.

스토리는 한국영화 고전에서 크게 벗어남이 없는 듯 하면서도 무척 도발적이다. 투박할 것 같지만 섬세한 연출이 빼어나다.

오상무 역을 맡은 연기내공 50년차 안성기는 방황하는 중년의 모습을 현실감있게 담았다. 지나치게 화려한 네온사인 뒤로 유흥가 뒷골목을 정처 없이 방황하는 장면은 말못할 죄책감과 현실의 서글픔이 범벅된 오상무의 감정선을 최대한으로 끄집어낸다.

죽음에 한발짝식 다가가는 김호정의 투병연기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게 만든다. 김호정은 여성연기자라면 꺼리게 되는 삭발부터 비쩍 마른 몸을 만들기 위한 고통을 기꺼이 감수한다. 복잡한 감정연기를 어색함 없이 온몸으로 풀어낸다. 평단은 "그가 이 영화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암으로 배우자를 잃는 영화, 보기 힘든 시대 곧 온다
◇졸리發 예방의학 실효 논란

최근 의학계 변화 양상을 보면 앞으로 암으로 배우자를 잃는다는 설정의 영화는 더 이상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예방의학 시대가 차츰 다가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아직 초입 단계인 탓에 논란이 많다.

최근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난소 제거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졸리는 앞서 2년 전 양쪽 유방 절제수술을 받은 바 있다.

졸리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최근 혈액검사 결과에서 초기 난소암의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받고 난소암 예방 차원에서 난소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졸리는 브라카(BRCA)라고 불리는 유방암·난소암 유발 유전자를 집안 내력으로 가지고 있다. 이 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각각 87%, 50%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졸리의 어머니인 배우 마르셀린 버트란드는 2007년 난소암으로 투병하다가 향년 57세로 죽음을 맞았다.
안젤리나 졸리/사진=플리커
안젤리나 졸리/사진=플리커

의학계는 졸리의 사례가 혹 남용될까 우려한다.

실제로 2년전 졸 리가 유방절제술을 받은 이후 브라카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를 신청한 사람들이 평소보다 수 배 증가했다. 나도 졸리처럼 브라카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졸리처럼 수술을 받는 게 나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된 일반인들이 늘어난 것이다.

졸리가 섣불렀다고 말하는 의학계 일각에선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변형 브라카 유전자가 원인일 가능성은 5~10%로 낮다는 주장을 편다. 때문에 "절제보단 사전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으로 대비하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한다.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도 최근 졸리의 난소 제거 수술 이야기를 다뤘다. 과학적으로 논란을 일으킬만한 사안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이오 전문가들도 브라카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대부분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가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직까지 통계학적으로 신뢰할만한 근거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졸리의 행위를 옹호하는 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예방 수술을 안 할 경우 평쟁 짊어져야 할 걱정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를 해결할 해법은 데이터에 있다. 전 세계 의료공학계는 1%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브라카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는 글로벌 프로젝트에 착수한 상태이다. 이를 통해 브라카에 대해 분석이 더욱 구체화되면, 그때 졸리의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정확한 판단을 내리게 되지 않을까.

류준영
류준영 joon@mt.co.kr twitter facebook

※미래부 ICT·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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