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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고액 연봉 유감(有感)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78>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머니투데이 박정태 경제칼럼니스트 |입력 : 2015.04.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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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고액 연봉 유감(有感)
#과연 오너 기업인들의 고액 연봉은 정당한 것인가? 이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그런 엄청난 급여와 퇴직금을 받는 것일까? 더구나 매년 수백억 원대의 배당금을 수령하면서 여기에 또 거액의 보수를 받는 건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행위 아닌가?

지난달 말 일제히 공개된 상장기업 등기임원들의 고액 연봉을 보면서 새삼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들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너머의 딴 세상 사람들이라고 체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래서 우선 재계에서는 대체 뭐라고 주장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능력에 따른 보상이라는 것이다. 최고는 최고의 대우를해줘야 한다는 말인데, 마치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류현진 선수와 추신수 선수가 거액의 연봉을 받듯이 탁월한 능력의 최고경영자들도 그만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 같다. 한데 빠뜨린 게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연봉은 시장이 정한다. 추신수 선수를 대리한 스캇보라스와 구단이 협상을 통해 연봉을 결정하는 식이다. 누구도 일방적으로 자기 연봉을 정하지 못한다.

반면 오너 기업인들의 연봉은 사실상 “자기 맘대로” 결정한다. 혹자는 임원 보수 총액이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이사회 구성원은 모두 오너 기업인이 임명한 사람들이고, 주주총회 안건 역시 대개 일사천리로 통과된다. 이사회든 주주총회든 임원 보수 책정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오너 기업인들의 고액 연봉은 시장에서 정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2세, 3세 오너 기업인들은 그 능력조차 검증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해외에서 MBA(경영학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속성 과정의 경영수업을 받았을 뿐이다. 이들이 단지 회사 지분을 많이 물려받은 오너 기업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액의 연봉을 챙긴다면 그건 기업 이익 횡령이라고 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이렇게 반문하기도 한다. “올해 이익을 많이 냈으니 그 보상으로 이 정도 금액은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하지만 막상 기업이 적자 누적으로 부실화되면 오너 기업인은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는 게 전부다. “잘 되면 내 돈이고 안 되면 남이 책임지라”는 식이다.그래서 회사는 망해도 기업인은 살아남았던 것이다.

#사실 올해 연봉 공개를 앞두고눈치 빠른 재벌 총수와 오너 기업인들은 일찌감치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공개 대상에서 빠져나갔다. 또 비상장기업에서 받은 보수는 그나마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재계에서는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마녀사냥”이라며 공개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액 연봉 공개가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말인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사실 고액 연봉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오너 기업인들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지난해 처음으로 고액 연봉을 공개토록 한 것은 그야말로 아주 작은 견제 장치일 뿐이다.

#작년 6월 27일 진통 끝에 결정된 2015년도 최저임금은 전년도보다7.1%(310원) 인상된 시급 5580원이었다. 당시 최저임금위원회는사용자 위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새벽 5시에야 최저임금을 의결할 수 있었다. 이 금액을 주 40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116만6220원이고, 연봉으로 계산하면 1400만원쯤 된다.

이번에 공개된 한오너 기업인이 몇몇 상장 계열사에서 받은 수백억 원의 연봉과 이 금액을 비교하고 싶지는 않다. 또 경영자총협회나 전국경제인연합회 같은 데서 나서 오너 기업인들의 고액 연봉 문제를 바로잡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냥 넘어간다면 그건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재벌 총수에게 법원이 가벼운 형이나 집행유예 처분을 내리면, 혹은 정부에서 이들을 사면복권해주면 왜 그렇게 비난 여론이 들끓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 권력은 커질 대로 커졌다. 이제는 뭔가 스스로 제어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국민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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