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던 뉴타운' 기지개‥한남·길음·청량리 '잰걸음'

한남뉴타운2구역 전경

최근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표류하던 서울시내 뉴타운사업이 곳곳에서 재시동을 걸고 있다. 택지개발촉진법과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으로 사업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뉴타운으로 지정된 구역은 총 358곳이며 이 가운데 227곳이 촉진지역으로 지정됐다. 촉진지역 중 조합설립 단계인 사업장이 37곳이며 사업시행인가 43곳, 관리처분계획인가 10곳 등 총 90개 사업장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구청 등에 따르면 올들어 뉴타운구역 내 정비사업 추진위원회를 새로 설립하거나 설립작업을 진행 중인 구역은 20곳 이상이다. 지난해 12곳, 2013년엔 단 1건도 없었던 데 비하면 사업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크게 늘었다.

최근 속도를 내는 곳은 도심과 가까운 한남뉴타운, 길음뉴타운, 청량리뉴타운 내 사업장들이다. 한남뉴타운은 올해 1월 한남4구역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1구역을 제외한 4개 구역이 조합 설립을 마무리했다. 이 가운데 사업진행 속도가 비교적 빠른 한남5구역 조합은 2017년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청량리 4구역도 지난해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올해 6월쯤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음뉴타운 2차 1구역은 지난해 조합원 분양신청을 마치고 현재 조합원 토지 등 기존 자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진행 중이다. 조합은 올 하반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지분가격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뉴타운·재개발구역에 출시된 매물을 기준으로 산정한 서울 재개발구역 지분가격은 올해 1분기 기준 3.3㎡당 2464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29만원 상승했다.

한남3구역의 경우 전분기보다 487만원 오른 3.3㎡당 평균 4393만원에 지분가격 시세가 형성됐다. 한남동 R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소형 연립주택도 조합원 자격을 얻을 수 있어 3.3㎡당 5000만원 넘는 가격에도 매입 문의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뉴타운의 경우 수익사업이어서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입지조건이 좋은 도심권을 중심으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남뉴타운이 알짜부지로 통하면서 그동안 지분쪼개기가 성행해 지분가에 거품이 낀 것이 사실”이라며 “재개발사업은 재건축보다 사업특성상 조합원간 의견취합이 어려워 앞으로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