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과의 전쟁…中 현지 온라인 사업 이런게 힘들다

중견 화장품업체 A사는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티몰 홈페이지에 성명을 냈다. "A사가 티몰에서 판매하는 모든 브랜드 제품은 정품"이라는 내용의 성명이었다. 당시 티몰에서 판매중인 A사 제품 일부가 가짜라는 루머가 돌았고 현지 일부 매체에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됐다. A사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대상이 적발되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아직까지 루머 발원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A사의 '짝퉁 루머'는 중국 현지 온라인 사업의 어려움을 보여준 사례다. 이른바 '따이공'(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대학생이나 주재원이 중국 현지인 의뢰를 받아 한국 상품을 구입해 중국으로 보내주는 유통망)으로 대표되는 비공식 유통을 통한 판매 대부분이 온라인 채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현지 온라인 판매는 늘 '가짜 논란'이 따라붙는다. 한국 본사가 보증하고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제품조차 진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한류 열풍을 타고 현지 판매가 급증한 화장품이 가짜 논란의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따이공'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가는 상품 규모는 연간 4000억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화장품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전체 따이공 물량의 절반 이상이 화장품이라는 게 유통업계 중론이다. 따이공과 함께 섞여 판매되는 '짝퉁' 제품의 거래 규모는 추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가짜 제품이 워낙 많다 보니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한 제품의 정품 여부를 판단해 주는 사이트가 생겨날 정도다.

마몽드 쥬메이 사이트 온라인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

중국 토종 화장품 업계의 견제도 가품 논란과 맞닿아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현지 토종 업계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로 이제는 자국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티몰에서 판매된 한국 화장품 진위 논란의 진원지도 현지 토종 업계로 추정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국내 업계는 규모가 크고 공신력 있는 현지 온라인 상거래 업체와의 협업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아모레퍼시픽 계열 마몽드다. 마몽드는 최근 중국 최대 화장품 온라인판매업체 '쥬메이' 사이트에 온라인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매장이라는 표시가 뜬다. 판매 제품에 모두 정품을 증명하는 보안 코드도 붙는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가 '따이공'을 밀수로 규정하는 등 비공식 유통 채널 규제 강화에 나섰다"면서 "온라인 판매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현지 진출 업체가 물샐 틈 없는 제품 관리망을 구축하는 수 밖 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