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마진이야!"…은행권, 신용·전세대출 쟁탈전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은행권의 신용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저금리 심화로 주택담보대출 등 예대마진 핵심 상품들의 마진율이 낮아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신용대출 및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영업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상환이 도래하는 1분기마저 오히려 잔액을 늘린 신한은행의 약진이 눈에 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동안 2620억원 늘었다. KB국민은행 역시 신한은행에 비해선 적지만 신용대출 잔액을 1분기 동안 368억원 늘렸다.

1분기에는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게 은행권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직장인들이 1~3월에 주로 전년도 성과급을 받아 기존 신용대출을 상환하기 때문에 대출 잔액이 감소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1분기 동안 각각 2543억원과 927억원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3년 연속 1분기 신용대출 잔액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국민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더욱 눈에 띄는 이유다.

특히 신용대출은 대부분 은행들의 성과평가지표(KPI)에서 신용대출은 방카슈랑스, 펀드판매에 버금가는 높은 배점으로 책정돼 은행원들도 영업에 열을 올리는 상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주요 신용대출 상품 금리가 최근 연 3%대로 떨어져 마진율이 줄었지만, 단순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고객은 사실상 주거래고객으로 확돼 새로운 금융상품 판매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고마진' 가계대출인 전세자금대출은 모든 은행권에서 크게 늘었다. 신한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3월 동안 무려 5062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와중에도 마진이 크지 않아 '노력에 비해 남는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신한은행은 오히려 전세대출에 집중해 수익성을 늘리는데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은행들의 전세자금대출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1분기 국민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고는 3506억원 증가했으며, 우리은행도 3389억원, 하나은행도 1620억원이 늘었다. 다만 이 같은 전세자금대출 상승세는 높은 마진율을 노린 영업 확대의 결과인 동시에 전국적인 '전셋값 폭등의 그늘'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