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르는데 서럽네"..'애물단지 금융상품' 어떡할까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축제에 국내증시가 뒤늦게 가담하며 국내 투자자들도 한시름을 놓게 됐다. 하지만 남미, 원자재 등 일부 자산의 수익률이 여전히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관련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소외감은 더 커지고 있다. 코스피 하락을 예상하고 인버스 상품에 돈을 넣거나 주식과 채권을 섞은 혼합형 자산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상승장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원자재 상승에 베팅했는데 '약하네'=지난해 원유와 금 등 원자재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원자재 가격 바닥에 베팅하고 있다. 지난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이란 핵협상의 영향으로 배럴당 43.46달러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원자재 펀드로는 자금이 급격히 들어왔다. 금 가격도 지난달 온스당 1153.20달러까지 빠졌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최근 한달동안에만 원자재펀드로 945억원이 들어왔고 연초이후를 모두 합치면 7016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하순부터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펀드수익률도 일부 회복된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원유펀드인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WTI원유-파생형](A)의 수익률은 한 달사이 7.54% 올랐고 블랙록월드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H)(A)도 7.62% 상승했다. 금펀드인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는 4.71% 올랐다. 다만 연초이후 수익률은 각각 -4.28%, -0.25%, 2.82%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10.28%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에 경제가 좌우되는 브라질 펀드, 브라질 국채 투자자도 울상이다. 올들어 브라질 헤알화가치가 연초이후 14% 넘게 떨어지는 등 약세가 지속된 탓이다. 브라질 펀드의 경우에는 연초이후 -7.82%의 수익을 내고 있고 연 10% 수익을 주는 브라질 국채의 경우에도 손실이 예상된다. 다만 러시아 펀드의 경우 루블화 강세의 영향을 받으며 연초이후 25.55%의 수익을 내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경우 5월 중순까지는 조정이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원자재나 이에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만큼 섣불리 투자해서는 안되고 해외투자를 원한다면 경제상황이 보다 눈에 잘보이는 유럽 등의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시장과 반대로 간 인버스투자자=최근 몇년간 박스권을 겪어왔던 투자자들은 올해도 박스권 상단에서 코스피가 하락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펀드, 상장지수펀드(ETF)쪽으로 몰렸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올들어 인버스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6713억원으로 이 가운데 4660억원이 최근 한달동안 유입됐다. KODEX 인버스 ETF는 한 달동안 -5.03%, 연초이후로는 -8.05%로 후퇴했다. 이밖에 하나UBS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 펀드, KB스타코리아리버스인덱스 펀드 등 인버스 펀드들은 연초이후 모두 -7~-9%대 수익으로 부진했다.

코스피에 별 희망을 걸지 않은 투자자들은 채권형 펀드나 혼합형 펀드를 샀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는 한 달 동안 6249억원, 연초이후에는 1조3604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채권형 펀드로는 한 달 동안 8033억원, 연초이후로는 1조8152억원이 몰렸다.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의 수익률은 연초이후 평균 3.60%, 채권형 펀드는 평균 1.5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문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는 수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고 주식형 펀드는 운용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혼합형 펀드보다는 채권형 펀드, 주식형 펀드에 각각 자금을 넣어 주식형 펀드는 좀 더 전문적이고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곳에 맡기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플러스 알파 수익을 내기 위해 전략이 있는 혼합형 펀드를 고르는 방법도 있다"며 "예를 들어 상승장에서는 기업공개(IPO)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는만큼 공모주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유망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