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의神]롯데그룹 "과거 경험에서 자신의 강점 찾아라"

"새로운 것을 준비하려고 하지마세요. 과거 경험을 되돌아보며 본인을 잘 표현하고 나타낼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롯데빌딩에서 만난 최은경 롯데정책본부 인재확보위원회 대리는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구직자 본인과 잘 맞는 회사에 지원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면접·자기소개서에서 무엇을 보는지'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본인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롯데그룹은 32개 계열사가 참여한 이번 상반기 공채에서 신입사원 8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신입사원 서류접수가 마감됐고, 400명 규모의 인턴십 채용은 내달 12일부터 시작된다. 신입사원 전형과 인턴십에 중복지원이 가능하다.

롯데그룹은 전학과를 대상으로 지원자를 모집하며 전형과정은 서류전형, L-TAB(인적성검사), 면접전형,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된다.

롯데그룹은 구조화역량면접, 프리젠테이션, 면접질의/인성면접/토론면접을 하루만에 실시하는 '원스톱' 면접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구조화역량면접은 '과거에 특정 행동을 했던 사람은 현재에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는 심리학 이론에 기반한 롯데만의 독특한 면접방식이다.


최 대리는 "구조화역량면접은 지원자가 과거에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걸 배웠는지 철저히 과거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며 "지원자가 과거에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와 적합한 인재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직원들이 2015년 상반기 공개채용을 맞아 구직자들에게 멘토링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그룹

◇최은경 롯데정책본부 인재확보위원회 대리 Q&A

-공채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상·하반기 공채를 통해 선발하며 이번 상반기에는 32개 계열사에서 신입사원 8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전역장교 공채를 통해 50명, 여군장교 공채 25명, 하계 인턴사원 400명 등 총 1275명을 모집한다. 지난 하반기 공채의 그룹사 평균 경쟁률은 74 대 1이었으며 롯데시네마는 250 대 1, 롯데닷컴은 500 대 1을 기록했다. 마케팅 등 일부 직무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이력서 볼 때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은?

▶입사지원서에 쓰는 모든 항목이 평가대상이다. 각 계열사나 직무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번 상반기부터 서류심사에서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은 입사지원서에서 아예 난을 없앴다. 사진난이나 외국어 능력, IT 활용능력 등 자격사항, 사회경험(수상경력, 동호회 및 동아리)을 기입하는 난이 없어졌다.

사진은 면접장소에서 본인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제출을 받았는데 지원자들이 사진을 잘 찍기 위해 메이크업을 별도로 받는 등 필요하지 않는 비용 지출이 많다고 봤다. 자격증 정보 역시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특수한 직무에 한해서만 제출받을 계획이다.

-필기, 적성시험은 어떻게 진행되나?

▶롯데그룹 공통으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L-TAB'(엘탭)을 실시한다. 엘탭은 인성검사와 직무능력검사로 나뉘어져 있으며 인성검사는 서류합격자에 한해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직무능력검사는 총 145분동안 진행된다. 인문계는 언어논리·언어추리 등이 문제로 출제되고 이공계는 수리·응용계산·수추리·도형추론 등이 출제되는 등 직무별로 출제과목이 다르다.

-면접 전형이 진행되는 방식은?

▶롯데그룹은 역량면접, 프리젠테이션, 면접질의/인성면접/토론면접을 하루만에 실시하는 '원스톱' 면접방식을 도입해 채용절차를 다른 기업에 비해 단축했다.

롯데그룹에서 특화된 구조화역량면접은 면접관 2명이 지원자 1명을 상대로 40~50분간 집중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일종의 '압박면접'이다.

최종선발인원의 4~5배수를 추리는 서류전형에선 자기소개서를 까다롭게 평가하지 않는 대신 면접에서 자소서에 쓰인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중점적으로 던진다. 절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면접이다. 이를 위해 면접 당일에는 면접관 한 명 당 8명 안팎의 구직자를 배정한다. 면접관 또한 매년 3일간 면접 관련 교육을 이수해야만 면접에 들어갈 수 있다.

-면접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식품·관광·서비스·유통·유화·건설/제조·금융 등 계열사별로 직무 필요역량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신입사원에게 바라는 것은 롯데그룹의 문화를 빨리 수용하고 조직에 융합될 수 있는 자질이다. 집단토론(GD, Group Discussion) 면접을 통해선 지원한 회사 관련 산업, 자료 등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기업문화와 사내분위기는?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선발하기 위해 채용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신입 공채 외에도 인턴 공채, 장애인 특별채용, 아이디어 공모전 콘테스트, 전역장교/여군장교 공채 등을 진행하는 이유다. 지난해 하반기에 롯데자이언츠·롯데시네마 등에서 도입했던 '노 스펙' 채용을 시범적으로 실시했는데 5월부터는 이를 다른 계열사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채용규모나 참여하는 계열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롯데그룹 직원들이 2015년 상반기 공개채용을 맞아 구직자들에게 멘토링 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그룹

◇장OO 롯데카드 신입사원(2014년 입사) Q&A

-자신의 스펙과 현재 일하는 분야는?

▶한양대학교 경영학부를 졸업했고 어학점수는 오픽 IH레벨, 학점은 4.29점이었다. 어학연수 경험은 없지만 영어강사·조교로 8년간 일한 경험이 있었다. 현재 롯데카드 법인영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자기소개서에선 어떤 내용을 강조했는지?

▶한 곳에서 오랫동안 아르바이트 했던 경험을 서술해 충실하게 회사생활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 또한 어려운 순간을 잘 이겨냈던 성장과정을 언급해 어떠한 업무에도 끈기 있게 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롯데카드 입사를 위해 준비한 과정은?

▶대표적인 적성검사 교재 몇 권을 풀어보며 롯데그룹의 'L-TAB' 인적성검사를 준비했다. 학원을 다니거나 면접 스터디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면접 때 받았던 기억에 남는 질문 몇 가지는?

▶'힘든 순간이 왔을 때 이겨내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 '학원에서 일을 오래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동아리 회장을 하면서 가장 열정적으로 리드한 경험은 무엇인가?' 등 개인신상과 관련한 평이한 질문들을 받았다.

-면접 때 어떤 복장과 태도로 임했는지?

▶복장은 눈에 띄지 않도록 단정한 정장과 타이를 착용했다. 구조화 면접은 자기소개서에서 못다 한 말을 더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자기소개서를 쓴 지원자라면 즐겁게 대화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원 면접에선 나 자신을 너무 드러내기 보다는 함께 들어온 다른 지원자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프리젠테이션(PT) 면접 때는 내 면접 순서가 거의 끝이어서 아주 늦은 시간이었다. 면접관들도 많이 지치셨을 것이라는 생각에 최대한 정확하고 간결하게 발표내용을 전달하고 환한 표정으로 유머를 섞었다. 발표할 내용을 잘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발표 후에 이어진 질문에도 즉시 간결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롯데그룹 전형에서 유의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롯데카드 면접은 원스톱 면접으로 하루에 세 가지 면접을 모두 시행한다. 오전 이른 시간부터 오후 늦게까지 긴 시간 동안 면접장에 있어야 하고 긴장이 계속되므로 정신적으로 많이 지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기시간 동안에 주변 지원자들에게 계속 말을 걸고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그 시간을 즐기고 긴장을 녹이려고 노력했다.

-입사 전엔 몰랐던, 입사 후에 보니 가장 필요한 스펙은?

▶입사하고 나서 만난 선배들을 보니 눈치(신속한 원인파악 및 문제해결)가 빠르고 과중한 업무에도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았다.

-(종합적으로) 자신의 어떤 면이 채용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지?

▶어떤 상황에서도 쾌활하게 대처했던 모습과 충실하고 책임감 있게 맡은 일을 한 경험이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