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형상화' 5000여명 촛불행사…기네스 등재 추진(상보)

17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일을 기려 4160개의 촛불로 세월호 형상을 만드는 행사 참가자들이 촛불로 세월호 형상을 만들고 있다. 민주주의국민행동이 주최한 이번행사는 기네스북 등재 접수가 예정돼 있다. / 사진=뉴스1

수천개 촛불로 세월호 형상을 만들고 이를 기네스북에 등재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시민 5000여명이 모인 이날 행사는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17일 오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는 민주주의국민행동(상임대표 함세웅 신부) 주최로 시민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도전' 행사가 열렸다.


이날 사전 신청자를 포함해 경찰 추산 5000여명의 시민이 서울광장에 모였다. 경찰은 경비를 위해 137개 부대 1만1000여명의 경찰력과 경찰버스 400여대를 투입했다.

행사가 끝난 뒤 일부 시민이 헌화와 분향을 위해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했으나 전날과 같은 경찰과의 대치나 충돌은 없었다.

앞서 민주주의국민행동은 사전신청 절차를 거쳐 4999명의 지원자를 모집했다. 이들 중 4160명 이상이 모여 전기초를 이용, 세월호 형상을 만들었다.


이들은 영국 세계기네스협회에 '사람이 만든 가장 큰 불꽃 이미지'(Largest torchlight image formed by people)라는 제목으로 세계 기네스북 기록에 등재를 요청할 예정이다.

민주주의국민행동은 "실종자 수색과 선체 인양,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안전과 생명 존중을 갈망하는 한국 국민들의 목소리를 국제사회에 호소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분야의 세계 기네스북 기록은 2011년 12월 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수립된 3777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7시부터 사전 신청자들의 입장이 시작됐고 오후 8시13분 4160여명이 입장했다. 공연과 관계자 발언을 거쳐 오후 8시 55분쯤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이들은 먼저 전기초를 이용, 징소리에 맞춰 동시에 불을 켜고 8분30초간 유지함으로써 기네스 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신호에 따라 천천히 불을 끔으로써 침몰하는 세월호를 형상화 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촛불을 밝혀주신 시민들께 감사하다"며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기네스 기록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기록 달성에 성공한 뒤 참가자 김경은씨(27·여)는 "성공할 줄 알았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것을 보니 뿌듯하고 뭉클하다"며 "이런 행사를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세월호 문제 해결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위해 대전의 직장에서 연차 휴가를 내고 왔다는 장모씨(57)는 "끔찍한 참사인데 진실은 하나도 밝혀지지 않고 정부는 자꾸 은폐하려고만 한다"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작은 힘이라도 더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대학생 조모씨(24·여)는 "기네스북에 오른다고 해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한 명이라도 더 (세월호 참사를)기억해 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남아 행사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