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세월호 불법·폭력시위 엄중 사법처리할 것"(종합)

세월호 참사 1년 전국 집중 범국민대회 참가자가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도중 태극기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제공=News1 박정호 기자.

지난 18일 세월호 추모 집회에서 100명을 연행하고 이중 72명을 조사 중인 경찰이 불법·폭력 시위자를 가려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엄중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경찰은 특히 시위과정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시위자의 신원을 채증자료를 통해 확인한 후 소환조사해 국기모독죄 혐의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개최된 세월호 관련 집회에서 장시간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경찰 장비를 파손하는 등 불법 폭력행위가 발생했다"며 "불법폭력 시위 주동자 등에 대해 엄중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여타 15개 지방경찰청에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이번 불법폭력 시위 주동자와 극렬 행위자를 끝까지 추적해 전원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또 파손된 경찰 차량이나 장비, 경찰관과 의무경찰 부상 등에 대해서도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측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키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3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관련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장시간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경찰 장비를 파손하는 등 불법 폭력 행위를 했다.


경찰은 이에 1만4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고 차벽과 최루액(캡사이신), 물대포 등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해산명령에 불응한 유가족, 고등학생, 시민 등 100명을 교통방해, 공무집행 방해, 해산명령 불응 등의 혐의로 연행했다.

경찰은 버스 71대, 진압장비 360여점, 의경 및 경찰 직원들의 개인소지품 130여점이 훼손되거나 사라졌고 의경 3명을 비롯한 경찰 7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전날 연행된 100명 중 유가족 21명을 포함해 고등학생 6명, 부상자 등 29명은 이날 새벽 조사를 끝내고 귀가조치됐고 71명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집회를 주관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측은 경찰이 캡사이신을 뿌리고 물대포를 뿌리는 등 과잉진압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이 서울 종로 조계사 앞에서 경찰 진압과정에 갈비뼈가 부러져 입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에 "캡사이신이나 물대포 살포의 경우 집회에서 불법 폭력행위가 발생할 경우 당연히 해야 할 대응이며, 최근에 마찰을 빚은 집회가 없었기 때문에 등장하지 않았던 것 뿐"이라며 "집회 주최 측에서 주장한 부상자를 확인해보니 2명이었으며 전부 경상이었다"라고 밝혔다.

국민대책회의는 경찰이 시위 전부터 차벽을 미리 설치했다고 비판했다. 광화문으로 가는 모든 차도와 인도가 봉쇄돼 추모의 행렬이 막혀 계엄령처럼 거리에 시민이 오갈 수 없어 평화롭게 이동하던 유가족 및 시위대를 분노케 했다는 것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차벽이라는 것은 이 수단이 아니면 대응이 전혀 안 되는 경우에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라며 "그러나 경찰은 시위 상황을 미리 예견하고 차벽을 선제공격 수단으로 사용했고, 이런 상황에 대해 위헌 판결이 나온 바도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차벽은 시위장소 인근에 대기만 시켜 놨다가 시위대가 도로로 나와 점거를 시작할 때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후 1시쯤 설치돼 있던 차벽에 대해서는 "광화문 광장에서 미리 시위대의 움직임이 있어서 3대만 설치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세월호 관련 시위에 엄중 대응하겠다며 연행자 72명에 대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상 해산불응 위반, 도로교통법상 교통방해 위반, 공무집행방해 3가지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서도 과잉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측은 "100명의 연행자 중 유가족 21명과 고등학생 6명은 바로 석방했다"라며 "나머지 시위자들의 경우 이전에 비해 과격하게 불법 폭력행위를 했기에 사안에 따라 이 3가지 정도 법률 안에서 사법처리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