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의 뚝심 한화큐셀, 美 '넥스트에라'에 1.5GW 모듈 공급

한화큐셀이 2013년 12월 하와이 칼렐루아 재생에너지 파크(Kalaeloa Renewable Energy Park)에 건설한 5MW(메가와트)발전소 전경/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큐셀이 태양광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화큐셀은 20일 미국 현지에서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 이하 넥스트에라)에 올해 4분기부터 2016년 말까지 총 1.5GW(기가와트)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양사 합의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1와트당 모듈 가격이 평균 58센트(한화 약 626원)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급 계약 규모는 약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2017년 이후 넥스트에라가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 한화큐셀의 모듈을 우선 공급하기 위해 협의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이번에 체결한 모듈 공급계약은 태양광 업계 단일 공급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며, 1.5GW의 모듈이 모두 설치된 후의 발전량은 대구광역시 전체 인구(약 250만명)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넥스트에라는 한화큐셀로부터 공급받는 모듈 전량을 미국 내에 건설 예정인 자체 태양광 발전소에 사용할 예정이다. 한화큐셀은 이번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제품 공급뿐만 아니라, 추가 사업 확장에 더욱 주력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김승연 한화 회장의 태양광 투자가 본격적인 결실을 거두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태양광이 침체기에 접어들던 2011년 10월 그룹 창립기념일 기념사에서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고,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이러한 의지와 지원에 힘입어 지난 몇 년 간의 극심한 태양광 침체기에도 태양광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거듭해 왔다.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는 "이번 대규모 모듈 공급계약을 통해 최고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다시한번 인정받게 됐다"며 "태양광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선도 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시장 개척의 포문을 열어 시장점유율 1위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한화큐셀의 독일 기술혁신센터 고위 기술진들이 직접 미국 현지 협상에 참여해 제품의 우수성을 넥스트에라 협상팀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시킨 것이 계약 체결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넥스트에라는 1925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미국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전력회사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 연간 42GW에 이르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약 19조원,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가총액이 약 50조원에 이른다.

넥스트에라는 현재 약 900MW(메가와트)에 머무는 태양광 발전 분야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