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그룹, 스크린골프 '출사표'...골프존 독점구도 깰까

연매출 1조2000억원대 SG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스크린골프 시장에 전격 진출하면서 기존 골프존 (3,750원 ▼40 -1.06%)의 독점구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G그룹은 이달 30일 스크린골프 장비 '더 스크린 SG골프 비전 프리미엄'을 출시하며, 스크린골프 시장에 진출한다. 경기 성남 판교 사옥에 1호점을 열고, 본격저그로 가맹점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스크린골프시장 규모는 현재 2조원대로 추산된다. 골프존은 2013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82.1%를 차지하고 있다. SG그룹의 신규 시장진출은 그동안 시장을 독점해온 골프존과 경쟁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신규 플레이어의 등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여러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했지만, 자금력이 충분치 않아 사실상 골프존과의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못했다.

SG그룹은 1991년 설립한 생활정보신문 가로수에서 출발해, SG&G (1,549원 ▼32 -2.02%)와 SG세계물산 (400원 ▼6 -1.48%), SG&충남방적 등의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의류 유통, 자동차 부품, 인터넷복권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오정연 전 아나운서

SG그룹 관계자는 "스크린골프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많지만, 2011년 일시적인 경시 둔화 영향을 제외하곤 골프 인구가 매년 증가했다"며 "새로운 경험에 익숙한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어 차별화된 제품이라면 충분히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SG그룹은 지난해 아름다운CC와 상떼힐CC 등을 인수해 골프사업을 준비해왔다. 스크린골프업체 가운데 골프장을 보유한 기업은 골프존과 SG그룹뿐이다.


SG그룹은 계열사의 패션 부문과 스크린골프사업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한편, 골프장을 통한 오프라인 마케팅도 펼친다는 계획이다. 오정연 전 아나운서를 모델로 기용, 스타마케팅도 시작했다.

특히 그동안 골프존의 시장독점에 따른 논란이 지속됐던 만큼 제품의 기술력이 뒤지지 않는다면 기존 및 신규 스크린골프 점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SG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즉, 골프존의 아킬레스건인 '상생'을 주무기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SG그룹이 출시하는 스크린골프 장비는 자체 개발한 2대의 초고속 카메라 센서를 적용, 아이언이나 웨지 샷에서 생기는 백스핀을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 초급부터 상급까지 골퍼들의 실력에 맞춰 페이드, 드로우, 로브샷 등 다양한 구질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기존 화면보다 넓은 16대 9의 풀HD 화면을 구현했고, 국내 최다의 풀 HD의 골프장 맵도 준비했다. 특히 라운드당 2000원의 이용료를 받는 골프존과 달리 무료로 맵을 공급할 방침이다.

SG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스크린골프 점주들은 매번 새로운 장비가 나올 때마다 고비용을 들여 장비를 교체해야하는 부담이 컸다"며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인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맹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1인 창업 점주를 위해 ERP(전사적자원관리)형 POS(매장관리시스템)도 제공한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의 사업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과 가맹점이 상생할 수 있는 스크린골프 모델을 만들겠다"며 "향후 해외 수출을 시작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