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위 펀드매니저, "기업가치 클릭이 만든다"

"최근 기업의 가치는 클릭이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에 클릭이 얼마나 몰리는지 알면 주가가 오를지 알 수 있다는 거죠."


올 들어 수익률이 제일 좋은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A'(수익률 32.03%)펀드를 운용하는 이하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매니저(사진·36)의 말이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직접 찾아 구매하는 소비재 기업의 가치가 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사진=김남이 기자

최근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덕분에 코스닥지수도 700선을 훌쩍 넘어섰다. 중소형주 강세장에서 이 매니저를 비롯한 30대의 젊은 매니저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대리급 매니저의 활약이 돋보인다는 일명 '대리장세'다. 이 매니저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소비재 사이클 중심으로 가고 있다"며 "소비재 싸이클에 먼저 집중한 사람이 최근 수익률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주요 소비자니까 그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면 어떤 종목이 오를지 알 수 있다"며 "이제는 기업탐방보다 네이버, 구글, 바이두의 검색 트렌드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매니저는 "국내를 대표하는 지수는 이제 코스닥지수로 바뀌었다"며 "산업재 중심인 코스피지수로는 이제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트렌드를 쫓아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7~2008년 전체 시가총액의 35%를 차지했던 건설, 철강, 기계, 조선 등 산업재 비중은 최근 15%로 줄었다. 반면 같은 시기 생활용품, 식음료, 제약, 엔터테인먼트, IT(정보기술) 등 소비재의 시총 비중은 9%에서 22%까지 증가했다.


이 같은 중소형주 강세장에서는 종목 발굴이 핵심이다. 이 매니저에게는 글로벌 트렌드가 종목을 고르는 주요 기준이다. 어떤 기업이 좋은 시기를 만났는지가 포인트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좋은 때를 만나지 않으면 주가가 오르기 힘들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기업들이 신고가와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지 보면서 주식시장의 트렌드를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의 변화를 잘 살펴보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기업이 좋은 시기를 맞았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좋은 시기를 맞은 대표적인 업종이 화장품이다. 그는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성은 변한지 않는다"며 "최근 중국,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의 미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변하지 않은 속성을 경쟁력으로 삼는 화장품 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 매니저가 맡고 있는 펀드는 7개, 총액은 3500억원이다. 최근 중소형주 중심의 증시 상승과 관련해 일각에서 쏠림현상에 대한 경계를 나타나고 있는데 대해서는 중간 조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소비재가 시장을 이끌어 가는 시장 싸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버블의 조짐이 보이기는 하지만 시장의 성격이 바뀌기 위해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이 있어야 한다"며 "예상치 못한 글로벌 쇼크가 있기 전까지는 소비재 중심의 시장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