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금지약물 주사' 재판 증인으로 법정 선다

머니투데이

황재하 기자

수영선수 박태환씨(26)에게 도핑금지약물이 포함된 '네비도'를 주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46) / 사진=뉴스1

수영선수 박태환씨(26)가 자신에게 금지 약물을 주입한 의사에 대한 형사재판의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병훈 부장판사는 21일 열린 서울 중구 T의원 원장 김모씨(46·여)에 대한 첫 공판에서 박씨를 다음 재판에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결정했다.

김씨 측은 이날 재판에서 "(네비도 주사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시술과 달라 자세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받으면 검사 후 시술한다"며 "박씨에 대한 시술도 이같은 절차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씨가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도핑에 대한 지식을 가진 선수 측에서 약물 성분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며 네비도의 성분 리스트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는 검찰 측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돼 향후 재판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김씨가 네비도 주사제의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네비도를 주사했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박씨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김씨 측 변호인은 "지난해 7월 (두 번째로) 네비도를 투약할 때는 박씨 측에서 어떤 언급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가 FINA 청문회를 앞두고 의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잘잘못이 가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로 지정한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함유된 네비도를 박씨에게 주사하고 시술 내역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지난해 9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2개월쯤 전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머무를 당시 T병원에서 무료로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 치료) 및 건강관리를 제공받았고, 이후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 결과를 받았다.

팀GMP 측은 당시 박씨가 T 병원에서 주사를 한 대 맞았는데 이 과정에서 금지약물이 투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며 김씨를 고소했다.

당시 팀GMP는 "박씨는 수영선수로서 10년이 넘는 활동기간 동안 감기약조차 도핑문제를 우려해 복용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금지약물을 멀리해왔다"고 밝혔다.

박씨는 오는 6월4일 열리는 김씨에 대한 다음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