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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선물사이트 기승, 찾아가니 아파트공사장이…

[테크N스톡] 온라인 미니선물 도박장에 1000여명 투자자 유인

조성훈의 테크N스톡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입력 : 2015.05.02 07:52|조회 : 13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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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인천 남부경찰서는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장한 혐의(도박 개장 등)로 9명을 검거했습니다. 증권사 현직과장인 A씨가 총책이되어 인터넷 주식선물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개미 투자자 1000여명을 유인해 25억원을 챙김 혐의입니다.

경찰에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전북 전주 등에 사무실을 차려두고 회원 1000여 명을 모집해 도박판을 벌였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도박판이 온라인상의 미니선물 프로그램이라는 점입니다. 최근 이같은 불법파생거래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미니선물은 한국거래소 시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해 자체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 KOSPI200 지수선물 등을 거래하는 것을 말합니다. 통상 선물계약은 한국거래소를 통해 체결해야하지만 미니선물사이트는 거래소와 관계없이 자체적으로 선물계약을 체결합니다.
불법선물사이트 기승, 찾아가니 아파트공사장이…
특히 이번에 사용된 것은 도박형 미니선물인데 마치 사설경마장이 마사회의 경마정보를 이용해 도박장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고객들에게 매번 1~3만원씩 돈을 걸게하고 정해진 게임의 룰에따라 승패를 가르고 판돈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때론 전산조작을 통해 자신들이 수익을 챙기거나 발생한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실제 이번에 검거된 A씨 등 일당들도 코스피 200지수에 실시간 연동되는 선물시세 등락을 예측해 매도·매수하는 방식으로 회원들이 총 281억원을 배팅하게 했다고 합니다. 각 회원이 대포통장에 입금한 액수 만큼 사이버머니를 충전해 주고 예측이 적중할 경우 룰에 따라 수익금을 나누거나 공제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25억원에 달합니다.


현직 증권맨인 A씨는 미니 선물거래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과거 선물옵션 투자 손실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형제와 대학 선·후배 등 지인과 범행을 공모했습니다.

정부가 파생상품에대한 투기성 거래를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며 2011년부터 주식워런트증권(ELW) 호가제한조치와 코스피 200옵션의 승수 인상, 개인의 매수전용계좌 폐지, 파생거래 예탁금 인상 등 규제를 시행하자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 파생시장으로 옮겨갔습니다. 그 와중에 보유자금이 적은 일부 투자자들은 이같은 불법선물옵션 사이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선물 거래를 하려면 통상 1계약당 1500만원이상의 기본 예탁금이 필요한데 미니 선물 사이트의 경우 50만원 정도의 소액으로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도박형 선물사이트는 아예 고객에 1~3만원씩 매번 걸고 승패를 가르는 말그대로 도박장과 같은방식으로 영업합니다.

불법사이트에 참여한 이들의 말로는 대부분 비참합니다. 실제 지난 2013년 투자자 K씨는 e메일로 '저렴한 수수료, 실제 선물계좌 대여'라는 모 투자업체의 광고를 접하고 이 회사를 통해 선물거래를 시작했지만 불과 두달여만에 2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습니다. 알고보니 이 회사는 실제 선물계좌를 대여준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선물거래시스템을 개발해 운용해온 이른바 '미니형 선물업체' 였습니다. 그는 투자손실금을 반환받기 위해 해당회사를 찾았지만 홈페이지상의 주소는 아파트 공사현장이었다고 합니다 .

또다른 투자자 B씨역시 '낮은 증거금, 실계좌 대여, 정식업체'라는 인터넷 카페 광고를 보고 회사에 연락을 취했고 회사가 전송해준 HTS로 거래를 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HTS의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해 의심을 품고 정식업체 여부를 확인한 결과 불법사설업체라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그는 투자손실금을 반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업체는 이를 거부해 결국 투자금을 날리게됐습다고 합니다 .

조성훈 머니투데이 증권부 정책팀장
조성훈 머니투데이 증권부 정책팀장
최근 이같은 불법 온라인미니선물업체들의 행태는 더욱 교묘해졌습니다. 금융당국과 검경 단속을 피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를 자주 옮겨다니며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단속에 걸려 사이트를 폐쇄당하더라도 또다른 사이트나 카페를 개설하고 투자금이 모아지면 잠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선물 계좌대여나 도박성 미니선물는 모두 현행법상 불법행위로 제도권 금융사는 어떤 경우라도 계좌를 대여하지 않는다"면서 "불법업체를 통한 투자자 피해는 금융분쟁 조정절차를 통해 구제받을 수 없으니 각별히 유의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불법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거나 얼토당토 않은 테마주 열풍이 부는 것도 따지고보면 성숙하지 못한 우리 투자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대표는 "한국인은 주식투자를 마치 카지노에 가는 것처럼 착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투자와 도박은 구분되어야합니다. 도박은 결코 투자가될 수 없고 기대했던 수익도 안겨줄 수 없습니다.

조성훈
조성훈 search@mt.co.kr

조성훈 산업2부 차장. 소문을 경계하고 사실을 좇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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