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중량·무게중심 '불확실'…바람·파도도 변수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위에서 바라본 세월호와 주변 해저지형의 선체 외부탐사 재현 결과. /사진=국민안전처

해경이 침몰하는 세월호 인근에서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인양하는 과정에선 변수가 많다. 정부가 예측한 세월호의 중량과 무게중심 모두 예측한 수치인데다 바람과 조류 등 변수가 더해지면 힘든 작업이 될 거란 전망이다.

세월호 선체 인양을 최종 확정한 중앙재난대책본부의 박인용 본부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위험 및 불확실성이 있다"며 "세월호가 건조된 지 20년이 넘었고, 수중에 넘어져 있는 상태로 통째로 인양하기 때문에 선체 측면 구조가 상당히 약해져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 발표 전 해양수산부와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한 기술검토 T/F에선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93개 인양점을 뚫어 해상크레인에 체인으로 연결하고, 플로팅도크에 올려 인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수중에 있는 세월호의 중량과 무게중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등이 모두 추정치라 실제 작업 시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 힘들단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위에서 바라본 세월호와 주변 해저지형의 선체 외부탐사 재현 결과. /사진=국민안전처

기술검토 T/F 팀장을 맡은 이규열 서울대 명예교수는 "세월호의 중량과 무게중심 모두 통계를 바탕으로 한 추정치라 실제 얼마나 되는지는 불확실하다"며 "무게중심 등에 따라 인양점을 어디에 배치할 지를 결정해야 중심에 맞게 끌어올리는데 이를 모르면 몇 개 체인에 더 큰 하중이 실릴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심 44m에 평균 유속이 초당 0.19m에서 1.27m, 수중시야가 0.2m에서 1m인 맹골수도 해역여건도 변수다. 이 같은 해역여건에서 통째로 인양한 사례가 없는 것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교수는 "파도와 조류는 굉장히 다변적이라 불확실한 요소"라며 "이에 따라 체인이 연결된 부분이 선체 손상이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파도와 조류에 휩쓸려 구멍과 연결한 체인 여러 개가 한꺼번에 떨어질 경우, 다른 쪽에서 하중을 받아 무게중심이 쏠리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된다. 수면에 있는 해상크레인도 바람과 파도에 영향을 많이 받고, 위치 등이 불가피하게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세월호가 건조한지 20년이 넘는 노후선박이라 인양점을 뚫어야 하는 선체 측면의 견디는 힘 또한 약해져 있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현재 세월호 선체 인양에 대한 기술적 검토는 평온한 상태에서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성공 여부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며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지만 어쨌든 인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