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골프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골프 GTE

골프 GTE/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골프 GTE는 그냥 골프다.

내연 기관에 전기 모터가 추가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라지만 이질감이 없다. 정차할 때마다 ‘징-’하는 전기모드 소리가 들리는 토요타 프리우스(하이브리드)처럼 낯설지도 않고 BMW i3(순수 전기차)처럼 외모가 튀지도 않는다. 그릴과 헤드램프, 휠 안쪽 캘리퍼에 파란 색으로 포인트를 넣은 것을 제외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가 없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겨우 찾는다면 운전석 앞 계기판과 6.5인치 멀티미디어 화면에서 전기 배터리와 엔진 사이에 힘이 어디로 실리는지 수시로 보여주는 표시가 하나 더 있을 뿐이다.


바로 그것이 골프 GTE의 첫째 매력이다. 일반 해치백과 다르지 않아서 심리적으로 편하다. 둘째는 제대로 발휘되는 204마력의 힘과 가속력에 있다. ‘GTE’ 버튼을 누르면 중저음의 엔진음(사운드제너레이터로 가공된 소리)과 같이 고속 구간에서 바로 드러난다. 보닛 아래 1.4 TSI 터보차저 4기통 엔진은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베스트셀러다. 이 엔진 하나만으로 최대출력 150마력을 낸다. 6단 듀얼클러치에 패들시프트도 따라왔다. GTE는 절대 운전 재미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골프 GTE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까지 도달하는데 7.6초면 충분하다. 가장 센 골프 GTD의 7.5초와 비슷하고 1.4 TSI의 8.4 보다는 빠르다. 최고속력은 시속 222km다.

골프 GTE 충전 중인 모습./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골프는 뒷좌석 시트 앞쪽 아래로 배터리를 넣고 트렁크 아래 스페어 타이어가 있던 곳을 연료탱크로 바꿨다. 폭스바겐 엔지니어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배터리는 외부 날씨와 온도에 영향을 받는데, 뒷좌석 아래가 최적의 온도 유지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트렁크 공간의 크기 역시 다른 골프보다 줄어들지 않았다.

서울 안국동에서 내부순환로와 자유로를 거쳐 파주 출판단지까지 왕복 85km 구간에서 골프 GTE를 시승했다. 핸들링(차체 몸놀림)이 일반 골프와 조금 다르다. 전체적으로 무게 안배를 했기 때문에 직선 구간에서는 오히려 안정적인 느낌이다. 반면 같은 이유로 코너를 빨리 돌거나 고속 주행 중 차선을 급히 변경하면 일반 골프보다 상대적으로 뻣뻣한 느낌이다. 그러나 도드라지는 수준은 아니어서 일상 출퇴근길에 즐겨 타는 사람이라면 눈치 채지 못 할 수도 있다.

기어봉 아래 E모드 버튼을 누르면 최대시속 130km의 순수 전기차로 변한다. 충전은 그릴 중앙의 폭스바겐 엠블럼 안쪽에 전용 플러그를 꽂으면 된다. 일반 가정용 220볼트 전기로 3시간 45분 간 완전히 충전하면(전용 충전박스나 공공 충전기에는 2시간 15분) 이 상태로 50km를 갈 수 있다.


이때는 확실히 전기차다. 더없이 조용하다. 코너가 제법 있는 내부순환로에서 시속 80km 이상을 달리기 시작했을 때 내심 긴장했다. 보통 전기차는 감속 속도가 일반 엔진 차보다 빠르고 급하다. 아무리 도심고속도로라도 뒷 차가 내 차와 거리를 충분히 두지 않으면 설 때마다 급정거나 다름없어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GTE는 감속 역시 일반 차와 다름없었다. 5~8km 씩 떨어지는 부드러운 감속을 보여줬다.

골프 GTE는 내년 초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한다. 가격대는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가격인 4000만원대 후반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매하는 사람들은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차 내 온도부터 위치까지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받는다. 유럽기준 복합연비는 리터당 66.6 km다. E모드로만 50km를 달릴 때 필요한 전기값은 1100원이다. 같은 거리를 휘발유로만 달리면 4500원쯤 든다.

골프 GTE의 실내 사진. 해외 출시 모델의 이미지다./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