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사교육 3만원부터 300만원까지…맹신하면 '독'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정규반에 들어오시면 합격할 때까지 강의 제공됩니다. 그렇게 따지면 비싼 게 아니죠."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취업문을 뚫고자 청년들이 취업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수십 개의 기업에 지원 서류를 내밀어 봤지만 번번이 탈락하고, 자존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청년 구직자들의 최후의 보루가 되고 있는 것.


취업 사교육은 1회 3만원인 온라인 자기소개서 첨삭부터 300만원을 내면 취업보장을 해주겠다는 1대 1 프리미엄 서비스까지 가격,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학생들은 자기소개서 첨삭, 실전모의면접 등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분야의 강의 및 서비스를 선택해 신청한다.

소수정예로 강의를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라 밝힌 서울 강남의 모 취업컨설팅 학원 관계자는 "강의를 계속 들으면 이력서 쓰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된다"며 "92%의 합격률을 자랑한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취업 학원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필수라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승무원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을 찾았다는 오 모씨(22,여)는 "그룹과외로 면접 모범답안을 알려주는 학원을 한 달간 다녔다"며 "처음엔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몇 번 실전면접을 접해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달에 35만원의 수강료를 지불하고 16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다.

부천 고용센터에서 경리업무를 배우고 있다는 이 모씨(23,여)는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금액에 부담이 컸다"며 "국가지원 프로그램 등 무상으로 들을 수 있는 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학원에 다니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취업 학원을 맹신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자격 미달의 취업 상담사가 학원가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

인사·조직 전문 컨설팅사인 김형관 밸러스 부대표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취업 상담사의 경우 과거 합격 자소서에 상담 받는 학생의 경험을 끼워 맞추는 경우도 있어 이는 오히려 취업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과 똑같은 획일적인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받게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는 이어 "높은 합격률을 제시하는 학원의 경우 어떤 사람이 어디에 합격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에 믿지 않는 것이 좋다"며 "관련 분야의 경험 유무, 지도 경력 등 자신이 지도받게 될 상담사의 역량을 여러 루트를 통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