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매각 1단계 '시장 수요 확인' 시작

우리은행 (14,800원 ▲250 +1.7%) 민영화를 위한 주인 찾기가 시작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밝힌 우리은행 민영화의 3가지 원칙 중 '시장 수요 확인' 작업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 달 중순 유럽 지역으로 투자설명회(IR)를 나간다.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통상 매 분기 결산이 끝나면 IR에 나서지만 이번은 단순히 실적을 설명하는 차원만은 아니다.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광범위하게 투자자들을 만났던 IR과 달리 이번 유럽 IR에서는 투자자들을 특정해서 접촉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우리은행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과거보다는 높아진 상태다.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 1월 8000원대로 떨어졌다 최근엔 1만1000원대로 올라온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 위원장이 취임 후 밝힌 우리은행 민영화의 3대 원칙 중 '시장 수요 확인'을 위한 IR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은 신속하게 매각해야 한다"며 '△우리은행 기업 가치 제고, △시장 수요 확인, △매각 방식 공론화'를 매각 원칙을 밝힌 바 있다.


투자 수요 확인 작업을 시작으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의 IR, 매각주간사들의 투자자 발굴 등을 통해 시장 수요를 확인한 후 수요에 맞게 매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매각방안이 마련되면 공론화에 나선다. 매각 방식을 놓고 불필요한 논란이나 잡음을 사전에 정리하기 위한 과정이다. 임 위원장도 "다양한 방안을 두고 민관이 같이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또 우리은행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이광구 행장 취임 후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리고 있지만 연체율,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는 등 건전성 지표에서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매각 작업은 이미 4차례 실패했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를 해체하면서까지 몸집을 줄여 진행한 4차 매각마저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경영권 입찰과 희망수량경쟁입찰을 병행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지만 경영권 입찰은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무산됐고 희망수량경쟁입찰은 총 23.76%의 입찰물량(콜옵션 제외) 중 5.94%를 매각하는데 그쳤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의 민영화는 한번 시도해 보는 차원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매각 방안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