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본입찰 'D-1'…3가지 관전포인트

금호산업 (4,195원 ▼40 -0.94%)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종 인수전 대진표에 관심이 쏠린다. 인수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인수의향서(LOI)를 냈던 사모펀드(PEF) 상당수의 입찰 포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인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의지가 이번 인수전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오는 28일 금호산업 보유 지분(5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한다. 본 입찰에서 복수의 후보자가 참여해 경쟁 입찰이 성립되면 그 중 최고가를 써낸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일반적인 인수합병(M&A)에선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우선협상자가 최종 인수자가 된다. 하지만 금호산업 인수전은 다르다. 옛 사주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박 회장이 본 입찰 후 한 달 안에 우선협상자가 써낸 최고가를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금호산업을 품에 넣을 수 있는 구조다.

①사모펀드 인수전 뛰어들까= 금호산업 인수전에는 현재 호반건설과 함께 재무적투자자(FI)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펀드 등 5개사가 입찰적격자로 참여한 상태다.

시장에선 일단 PEF들의 입찰 참여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옛 사주 우선매수권 부여' 방식의 딜(거래) 특성 탓에 인수가 쉽지 않은 구조인데다 파트너인 SI를 찾기도 마땅치 않아서다. 금호산업이 자회사(아시아나항공)로 갖고 있는 항공사 경영능력 검증대를 통과하기도 여의치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 이후 실사 과정에서 4곳의 PEF 중 IMM 정도만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딜 구조와 현실적 여건 때문에 PEF가 본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적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이라고 말했다.

②호반건설 공격적 베팅할까= 호반건설은 김상열 회장이 공언한 대로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5곳의 입찰적격자 중 금호산업 실사도 유일하게 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인수 의지와 공격적 베팅 가능성을 두고선 관측이 여전히 갈린다.

이번 인수전은 국적 항공사(아시아나항공)를 인수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도 이런 맥락과 관련이 있다. 금호산업 적정 매각 가격은 8000억~9000억 원으로 평가된다. 채권단 지분보유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가치 등을 두루 반영한 것이다. 호반건설의 자금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반면, 호반건설이 낮은 인수가능성과 지역 정서 등을 두루 고려해 높은 가격을 베팅할 가능성은 낮다는 예상도 나온다.

금호산업 M&A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된 김 회장이 광주를 연고로 하는 두 기업이 각을 세우는 데 대한 지역 내 비판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호반건설이 공격적 가격을 써낼 가능성을 낮게 봤다.

③박삼구, 자금조달 가능할까=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건 박 회장이다.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관건은 박 회장의 자금 동원력이다.

박 회장은 주요 계열사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사재를 쏟아 부은 터라 개인 돈이 많지 않다. 금호산업 외에 그룹 모태인 금호고속도 재인수해야 한다. 금호고속 대주주인 IBK펀드와 협상 중인 거래금액만 3500억~4000억 원 수준이다.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합하면 1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금호아시아나 안팎에선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계열사를 활용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 허용을 전제로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주체 '제3자 지정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력이 있는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를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