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잠재수요 불안한데 공급만 급증‥과잉공급 폭탄 우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주택공급 과잉 우려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신규분양 물량은 매년 급증하는 반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주택보유의식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주택공급 과잉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당장 지난해부터 대거 시장에 풀린 신규 아파트의 입주가 본격화되는 2017년부터 주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Q 주택인허가 실적, 전년比 27.3% 증가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의 주택인허가 실적은 11만877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주택인허가 실적은 9만3278가구였다.

주택인허가 실적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주택인허가 실적은 51만5000가구로 2013년(44만가구) 대비 17.1%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당초 정부에서 제시한 주택인허가 목표치(37만4000가구)보다 37.7% 많은 인허가가 쏟아졌다.

분양호조에 따른 건설업체의 물량 밀어내기를 정부가 감당하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문제는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추세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주택공급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월과 2월 주택인허가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5.2%, 12.1% 증가했다. 3월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5만2200가구가 인허가를 받았다.

특히 지방보다 수도권에 주택공급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의 주택인허가 실적은 3만1645가구로 전년동기대비 86.9% 증가했다. 지방은 2만555가구로 4.5% 감소했다.

◇“정부 통제서 벗어난 주택공급 우려 수준”
인허가뿐 아니라 착공과 분양(승인) 실적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국의 착공실적은 11만523가구로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착공실적은 각각 56.1%, 11.1% 늘었다.

올해 1분기 전국의 분양실적도 5만7465가구로 전년동기대비 40.9%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의 분양실적은 2만4152가구로 지난해 1분기(1만2008가구)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규 주택시장 호조에 따라 주택인허가 실적은 지난해 이후 증가세가 지속 중”이라며 “분양실적의 경우 2월 분양물량 이월, 분양시장 성수기에 따라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주택공급 상황이 과잉 수준에 이르러 우려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2013년 수립한 장기주택공급계획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연간 주택공급 물량은 39만 가구 수준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연간 적정수준의 주택공급량을 2022년까지 평균 33만가구 정도로 추정했다. 현재의 상황은 모두 이를 뛰어넘는다.

무엇보다 앞으로 국내 주택시장의 버팀목이 돼야 할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택보유의식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전문가들이 일제히 “젊은층의 주택보유의식 하락은 향후 수급불균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이유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현재의 주택공급은 적정량을 초과한 상황으로, 2017~2018년 무렵에 주택시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