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 돈의 힘을 즐기자

코스피가 4월들어 상승세를 지속하며 2170선까지 넘어섰다. 4월뿐만 아니라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의 주된 수급 주체는 단연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4월초 이후 4조4000억원, 연초 이후 7조6000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으며, 외국인의 본격적인 순매수 추세가 시작된 지난 2월 13일 이후로는 8조3000억원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2월 13일 이후 외국인의 업종별 누적 순매수를 보면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등 시총 상위업종을 중심으로 화학, 유통, 통신, 전기가스, 운수창고, 금융, 건설 등 대부분의 업종에 순매수를 확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4월 초중반까지만 해도 가장 많은 누적 순매도를 보였던 금융업종을 순매수로 전환했고, 보험과 증권 업종 순매도 규모도 상당히 축소되는 등 업종 전반에 걸친 순환매 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매월 600억유로의 자산 매입을 결정한 이후 3월 자산매입 시행 이전부터 글로벌 유동성은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도 지속되고 있다. EPFR에서 제공하는 글로벌 펀드 플로어에 따르면 1월 마지막주 이후 단 한 주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한국관련 글로벌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ECB뿐만 아니라 중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와 일본의 추가 부양책 기대 등 글로벌 유동성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그리스 우려가 있긴 하지만 미국 지표 부진으로 금리인상 시기는 이미 9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또 지난 주말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지만 유럽증시 및 그리스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그리스 관련 우려가 이미 예상된 악재로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과거 그리스 우려가 있을 때 그리스 국채 수익률과 동반 상승세를 보였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의 국채 수익률이 하향 안정화 되고 있어 그리스 우려가 시장 전반으로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지수 상승에 따른 주식형 펀드 환매로 투신의 순매도가 지속되며 지수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으나 이달 23일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60조7000억원 수준까지 감소하며 역사적 저점 수준인 60조원에 거의 다다르고 있다. 향후 주식형 펀드 환매로 인한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순매도 강도는 약화될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지수 상승 기대에 따른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아울러 지난 3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1%대 저금리 시대에 국내 시중 유동자금은 이미 증시로 향하고 있으며 2분기 중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시중 유동자금의 증시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업종 대표주들이 연이어 호실적을 보이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국내외 유동성 확대로 국내증시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은 최근 대형주 중심으로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어 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주 중심으로 유동성 확대에 따른 돈의 힘을 즐기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