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가정의 달' 레저 차량들의 격돌

한국토요타의 하이브리드 레저용 차량 '프리우스V'/사진제공=한국토요타

완연한 봄이 시작됐다. 낮 최고 기온이 20℃를 넘나들더니 어느덧 25℃를 넘어서며 초여름 날씨를 나타내고 있다. 따뜻해진 날씨만큼 사람들의 활동성도 높아져 근교를 찾거나 캠핑길에 나서는 '레저'(leisure) 움직임이 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본격적인 레저철을 맞아 미니밴과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로 대표되는 RV(레저용 차량)의 인기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다가올 5월이 '가정의 달'인 만큼 그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완성차 5개 업체(현대·기아·한국GM·쌍용·르노삼성)의 승용차 판매량은 27만9844대로 이중 RV로 분류되는 다목적형 차량(MPV)은 10만9811대를 기록했다. 전체에서 10대 중 4대꼴(39.2%)을 차지했다.

전체시장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 성장한데 비해 MPV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급성장했다. 레저용 차량은 월별로 △1월 3만7840대 △2월 3만1537대 △3월 4만434대 팔렸다. 지난 2월 설 연휴로 판매일수가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각 자동차 업체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지난 4개월 간 레저용 차량 출시에 분주했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도 새 레저용 차량을 적극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기아자동차 '카니발 리무진' 홍보영상 캡처./사진=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말 한국의 대표 패밀리 미니밴 '카니발'의 7인승 리무진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해 출시된 9·11인승 신형 카니발에 고급 모델을 더했다.

신형 카니발은 7인승 모델의 신차 효과가 나타나기 전인 1분기 동안 1만4642대가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높은 실내 공간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7인승 모델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는 아울러 '카니발 리무진 1호차'를 삼둥이 아빠 배우 송일국에게 전달하며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지난 2월과 이달에는 넓은 적재 공간 등 레저용 강점을 앞세운 수입차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BMW코리아는 지난 2월 25일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전륜구동 모델인 '뉴 액티브 투어러'(Active Tourer)를 언론 행사를 통해 공식 출시했다. BMW는 당시 이 차량에 대해 '새로운 레저형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고 소개했다. 기존 후륜 방식과 달리 전륜구동으로 엔진이 가로 배치돼 실내 공간이 커졌기 때문이다.

BMW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국내 여가문화 시장에서 레저형 라이프스타일의 수요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BMW는 아울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테마가 있는 드라이빙' 캠페인을 진행하며 차량을 적극 홍보 중이다. 액티브 투어러는 지난 3월 출시 첫달 70대가 판매됐다.

BMW '뉴 액티브 투어러' 온라인 광고이미지/사진=BMW

한국토요타는 최근 하이브리드차량 '프리우스V'의 언론 시승행사를 가졌다. 기존 프리우스보다 앞뒤 길이 165mm, 폭과 높이가 25mm, 95mm 늘어난 △전장 4645mm △전폭 1775mm △높이 1600mm의 덩치로 골프백이 최대 4개까지 들어가는 적재공간(최대 1905리터) 등이 강조됐다.

특히 뒷좌석에도 적용된 12단계 조절 가능한 시트 슬라이딩과 공간 구석구석을 메운 수납공간은 4~5인 가족들의 여행에 안성맞춤이라고 소개됐다. 토요타는 이같은 레저용 강점을 전달하기 위해 시승행사를 춘천 근교를 다녀오는 '맞춤형' 코스로 마련하기도 했다.

식지 않는 소형 SUV의 인기도 레저용 차량 간 경쟁을 심화시킬 한 축이다. 소형 SUV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높은 공간성을 보유해 여성 운전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르노삼성의 QM3, 쌍용차의 티볼리, 한국GM의 트랙스는 국내 시장에 새 세그먼트 시장을 개척 중이다.

여기에 현대차의 신형 투싼은 다운사이징 엔진을 장착함과 동시에 보다 넓은 공간으로 경쟁에 맞불을 놓았다. 쌍용차는 올해 연말 티볼리를 길게 늘여 공간성을 높인 '롱바디 티볼리'를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