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경영 차원 자사주 매입 CEO들 주가 상승에 '미소'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국내 주요 화학기업들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석유화학 업종의 사업여건 개선으로 주가가 상승해 든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부 손실을 본 CEO들도 손실폭을 줄이고 있다.


SK와 한화그룹 계열 화학사 CEO들은 수익이 발생했고, LG와 삼성그룹 계열 대표들은 투자 손실이 줄었다.

27일 유가증권 시장에 따르면 자사 주식에 투자한 국내 화학기업 CEO 중 김철 SK케미칼 대표가 가장 높은 27.64%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13년 3월 처음으로 SK케미칼 2000주를 매입한 이후 지난해 5월 2000주를 추가 매수해 총 4000주(종가 7만1700원 기준, 시가 2억868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주당 매입가격은 5만6175원이다. SK케미칼은 사업의 한 축인 바이오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정기봉 SKC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취임 전후로 주식을 집중 매수했는데, 현재 투자 수익률이 23.96%다. 정 대표는 지난해 3월7일 주당 2만9750원에 SKC 1000주 매수를 시작으로 4월, 5월, 10월에도 각각 1000주씩 사들였다. 올 4월에도 주당 4만1000원에 1000주를 추가 매수해 총 보유량을 5035주(시가 2억442만원)로 늘렸다.

올해 대표이사에 취임한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는 지난 3월 12일 한화케미칼 3000주를 주당 1만5667원에 매수했다. 현재 투자 수익률은 14.89%(시가 5400만원)다. 한화케미칼은 자회사인 한화큐셀이 지난 20일 1조원대의 태양광 모듈 계약을 성사시켜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광헌 한화화인케미칼 대표도 지난해 11월 919주를 1만8467원에 매수했는데, 이날 1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주요 화학기업들은 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세이고, 관련 기업들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기업들의 주가는 2011년말을 기점으로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었다.

자사주 취득에 많은 자금을 투자한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정밀화학 대표는 아직 투자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DART)에 따르면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는 약 12억5000여만원을 들여 SK이노베이션을 주당 19만6000원에 6390주를 매입했는데, 현재 가치가 7억4763만원(-40.31%)에 그쳐 손실액이 약 5억원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11억3000여만원을 들여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사주 3860주(시가 10억4220만원)를 매수했지만, 현재 수익률은 -7.78%로 나타났다. 올해 17만 9500원에 시작된 LG화학 주가는 최근 크게 올라 27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투자 손실 규모는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박 부회장의 주당 평균 매입가는 29만2777원이다.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의 투자 손실도 차츰 만회되고 있었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해 11월 2만8350원으로 최근 6년간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올라 이날 4만2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성 사장의 투자수익률도 -13.49%로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들이 맡고 있는 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책임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주가가 오를 경우엔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와 함께 덤으로 투자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