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옴니채널 실험, 이번엔 '드라이브 앤 픽'

롯데슈퍼 가락점 드라이브 앤 픽 서비스 매장 전경 / 사진제공=롯데슈퍼

서울 송파구에 사는 워킹맘 강미주(34)씨는 점심 식사 후 스마트폰으로 롯데슈퍼 앱에 접속해 장거리를 빠르게 담았다. 배송방식으로 '드라이브 앤 픽'을 선택하고 결제까지 마쳤다. 퇴근길 집근처 롯데슈퍼 가락점 드라이브앤픽(Drive & Pick) 전용 창구로 차를 몰고 들어가 키오크스에 주문번호를 입력하자 직원이 주문한 상품을 가져왔다. 상품목록을 확인하다 기저귀 사이즈가 잘못된 것을 확인한 강씨는 그 자리에서 교환을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옴니채널 전략이 그룹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간과 장소는 물론 탈 것도 구애받지 않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옴니채널 서비스까지 선보인 것이다.

◇"퇴근길 차량 안에서 모바일 주문 상품 수령"=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28일 송파구 가락점에 유통업계 최초로 온라인 주문상품을 차량에 탑승한 채 매장에서 가져갈 수 있는 '드라이브 앤 픽' 서비스를 선보인다.

패스트푸드나 커피숍 등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차량에서 주문하고 받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를 본 딴 서비스다. 주차 시간과 상품을 받아서 나오는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서비스로 신 회장이 강조해 온 옴니채널의 새로운 형태다.

롯데슈퍼의 드라이브 앤 픽 서비스는 퇴근길이나 점포 근처를 자가 차량을 통해 지나면서 원하는 시간에 기다리지 않고 주문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도 주문 내용을 확인하고, 교환이나 환불도 손쉽게 할 수 있다.


롯데슈퍼는 가락점 시범 운영 결과를 분석해 드라이브 앤 픽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할 수 있는 거점 점포를 선별,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옴니채널, 롯데 전 계열사에서 시행 중"=오프라인 매장 한 켠에 온라인 주문 상품을 보관했다가 찾아가는 '스마트픽' 서비스도 '신동빈식 옴니채널'의 대표 주자다. 이미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롯데슈퍼,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전 계열사에서 시행 중이다. 아직 테스트 단계이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게 롯데 설명이다.

이달 초 전국 30개 점포로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을 확대한 롯데백화점의 경우 1개 점포당 일평균 50여 명의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고객 분석결과, 절반이 18시 이전에, 나머지 절반이 18시 이후에 방문했다.

롯데는 옴니채널 성공을 위해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롯데슈퍼는 온라인 전용센터인 서초 롯데프레시센터를 통해 강남·서초구 전역에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3시간 이내에 배송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김포에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온-오프라인 사이의 시공간 거리를 좁히기 위한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옴니채널은 유통기업들이 가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 인만큼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한발 앞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 신 회장의 의지"라며 "아직 초기단계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옴니채널 확대에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