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구조개혁’ 거듭 강조…엔화약세는 우려(종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구조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와 한은의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이 단기적 효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성장을 위한 마중물이 되려면 경제체질 개선 등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0.8%를 기록한 것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지만 개선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하면서 “2분기 경제흐름이 앞으로의 경기회복세 판단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 엔화약세에 대해선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여러 의견을 듣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 총재는 28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최근 대내외 경제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단하고 “정부의 경기활성화 노력이 일시적 회복이 아닌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선 경제체질 개선이 중요하다”며 “정치권, 공무원, 기업 등 경제주체들 모두 구조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경기회복세가 미약하지만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제 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것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주식을 순매수하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초부터 약 한달동안 4조5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전날까지 1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다.

이 총재는 그러나 엔저현상이 지속되고, 중국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에 대해선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경제회복세에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이날 이례적으로 ‘구조개혁’이란 단어를 3차례 이상 썼다. 그는 “정부의 경기활성화 노력이 일시적 회복이 아닌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선 경제체질 개선이 중요하다”며 “정치권, 공무원, 기업 등 경제주체들 모두 구조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라가르드 IMF(국제통화기금) 총재가 언급한 ‘오늘의 성장도모, 내일의 전망강화’ 발언을 소개하면서도 “단기적 수요진작과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성 확충이 함께가야 한다”고도 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공동성명서에 나온 균형·지속성장을 위해 거시경제정책과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표현도 소개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 총재의 발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1분기 경기상황을 다소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점에 비춰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을 점치는 의견도 나오는 반면 일본 엔화약세에 우려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여삼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의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당장은 금리에 손대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1월에도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경제가 악화되자 3월에 금리를 내렸던 점을 고려하면 4~5월 경제지표에 따라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총재의 발언으로 채권시장이 다소 약세를 보이겠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완전 소멸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를 지켜보겠다고 했으니 명확한 금리방향을 얘기한 것 같지는 않다”며 “금리동결, 인하 양방향을 다 열어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