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 대신 주식받은 현대重 직원들, 주가상승에 '함박 웃음'

하락세로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중공업 주가가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자 회사 임직원들이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 결과로 받은 주식의 평가이익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유가증권 시장에 따르면 28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받은 지난달 20일 종가 12만8500원보다 19.46% 상승한 1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2037.24포인트에서 2147.67로 5.4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약 4배에 가깝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자사주 120만8922주를 직급과 성과에 따라 임직원들에게 차등 지급했다. 지급 총액은 약 1553억4600만원이었다.

현대중공업 정규직 직원 수가 2만6710명(2014년 사업보고서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45주(시가 약 578만원)가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임직원들이 임단협 결과로 지급된 주식을 아직 갖고 있을 경우 격려금과 별도 1인당 평균 100만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 2월 마무리 된 '2014년 임단협'에서 통상임금의 150% 해당하는 가치의 주식을 격려금으로 지급하기로 했고, 회사는 이에 따라 지난달 보유중인 자사주 일부를 직원들에게 이관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부진으로 상여금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하게 됐다"며 "최근 주식 가치가 많이 올라 직원들의 사기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경영 환경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현대중공업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져, 추가 상승도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가의 안정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및 상선, 해양플랜트시장의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적정 주가를 18만원대 이상으로 상향하는 곳도 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현대중공업은 다음 달 아람코의 자회사인 바리가 발주하는 10억달러 규모의 VLCC 10척의 수주가 유력하고, 글로벌 선사인 MSC와 머스크 등과도 최소 15억달러 규모의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에는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회사 주식을 매입해 책임경영 실천 및 주가 회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당시 최길선 회장은 주당 11만5709원에 1719주(시가 약 1억9890만원), 권오갑 사장은 주당 11만5593원에 1721주(시가 약 1억9893만원)를 매수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수익률은 32% 이상이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달 10일 기본급 12만7560원 인상을 골자로 하는 '2015년 임금인상 요구안'을 확정해 회사 측에 전달했다. 노조의 기본급 요구안은 전년 대비 6.77% 인상된 수준이며, 직무환경 100% 인상, 고정성과금 250% 보장, 기본급 3% 노후연금 적립 등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