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첫 수사' 이완구·홍준표…비서들 내일 소환(종합)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한정수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본격적으로 '리스트 8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첫 수사 대상으로 지목됐다.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일정을 담당한 실무비서관을 오는 29일 소환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2013년, 2012년 당시 일정 관리를 담당한 실무자들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두 사람의 공식적인 일정을 잘 알고 있고 자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소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사망하기 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번 재보궐선거(2013년 4월24일 부여·청양) 때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이 양반(이 총리)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의 경우 측근 윤모씨를 통해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줬다고 했다.

수사팀은 비서관들을 상대로 이 전 총리와 홍 지사가 금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시기에 성 전 회장과 만남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미 검찰은 의혹별로 성 전 회장과 측근들의 당시 동선을 복원했고, 시점별로 조성된 경남기업 내 비자금의 흐름도 대체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수사는 바닥을 다지는 기초공사였다면 이제는 기둥을 세우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현재의 수사 상황을 비유했다.

검찰은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이르면 다음 주 중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직접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는 성 전 회장의 주장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사팀은 증거인멸과 관련된 부분의 수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수사팀은 구속된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이용기씨를 매일 조사 중이며 정낙민 경남기업 인사총무팀장을 전날에 이어 이날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모두 성 전 회장의 측근들로 성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경위나 비자금의 용처 등을 잘 아는 인물로 주목받는다. 수사팀은 이들이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비자금 관련 자료를 은닉한 것으로 보고 이를 찾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성 전 회장의 비자금 용처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사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과 관련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한데 대해 "(이번 수사는)리스트에 기초한 것"이라며 "다만 리스트에 한정된 수사가 아니다"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어 "수사는 끝이 어딘지 아무도 알 길이 없다. 결론 정해놓고 수사하는게 아니다"라며 "수사팀은 일정대로 차분히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