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부터 현직 교사까지…'스터디' 문화 확산

#대학생 이지혜(23,여)씨는 독서스터디와 함께 일요일 아침을 시작한다. 12명이 참여하고 있는 이 모임은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생각이나 느낀 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스터디 구성원은 대학생부터 현직 교사까지 연령과 성별이 다양하고, 책 내용 이외에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이 씨는 "다양한 세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며 "꾸준한 독서를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 문화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학생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터디에 젊은 직장인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것. 동호회 가입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최근 독서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는 공무원 김 모씨는 "스터디라는 단어가 주는 건설적인 이미지가 호감으로 다가왔다"며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에 맞는 모임을 선택하고, 또 무언가 즐겁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동호회의 경우는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친목 도모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나와 맞지 않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이런 변화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동국대 경영학과 4학년 진 모씨(21,여)는 "평소에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서로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 즐겁다"며 "스터디를 통해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고, 인맥도 넓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엔 캘리그라피 스터디, 중국어 노래 스터디, 메이크업 스터디와 같이 취미나 목표달성을 위한 다양한 스터디가 생겨나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컴퓨터 자격증 스터디에 참여했다는 김 모씨(24,여)는 "스터디를 활용하면 굳이 학원을 가지 않아도 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이득"이라며 "혼자서 하기 어렵거나 특별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터디 문화가 요즘 세대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참여교육이 중시되던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이라는 것.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 세대인 지금 세대는 그룹 활동을 장려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자라나 개인주의적 성향 이면에는 협업에 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인터넷 공간에서 활발한 상호작용을 보이는 등 스터디 문화가 이들에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이어 "요즘 세대는 이직이 많아 한 직장을 평생직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화적인 풍요로움만을 추구하는 동호회와 달리 스터디는 젊은 직장인들이 이직을 준비하기 위해 참여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터디 구성원의 경우 포털 사이트의 카페 등을 통해 모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원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스터디 참여 경험이 없다는 이 모씨(23,여)는 "스터디 약속장소로 이동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한다"며 "한편으로는 낯선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혹시 이상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들어서 꺼려지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모씨는 "어학 스터디에 들어갔는데 이성적으로 호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어 난감했다"며 "그런 일이 생기면 스터디에 참여하기 곤란해져 다른 스터디를 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