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산업 '첨병' 엔젤투자자 1만명 시대 온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자료: 중소기업청

엔젤투자자 1만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벤처산업 육성책과 코스닥 활황이 맞물리며 벤처기업에 투자하려는 엔젤투자자들이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에 집중 투자해 벤처업계 '첨병'으로 불리는 엔젤투자자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면서 벤처 창업에 기폭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4일 중소기업청 및 벤처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위탁 운영하는 '엔젤투자지원센터'에 등록된 엔젤투자자는 지난달말 기준 8149명으로 지난해말 7062명에 비해 4개월 만에 1087명(15.4%) 증가했다.

엔젤투자자는 올 들어 한 달 평균 271명 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월 평균 증가세(183명)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엔젤투자자는 오는 11월쯤 사상 처음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청 관계자는 "엔젤투자지원센터를 통해 엔젤투자자 등록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엔젤투자자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왔고, 특히 올 들어 엔젤투자금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세제와 자금지원이 강화되면서 빠르면 9월이나 10월에 엔젤투자자가 1만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올해부터 벤처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업체에 투자한 개인(엔젤투자자)을 대상으로 투자금액 1500만원 이하에 대해 소득공제율을 100%로 종전 50%에 비해 두 배 늘렸다. 또 엔젤투자자 중 전문성을 갖춘 전문엔젤투자 제도를 지난해 7월부터 도입, 정부 벤처투자금인 모태펀드의 공동 투자금을 엔젤투자자의 2배, 연간 최대 5억원(일반 엔젤투자자 1배, 최대 2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자금 지원도 강화했다.

아울러 2년 여간 표류하던 크라우드펀딩 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후 본격 시행되면 엔젤투자자의 저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엔젤투자협회 관계자는 "벤처 창업가가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사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은 엔젤투자의 새로운 수단으로 엔젤투자 확산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창업을 위한 종잣돈을 대주는 엔젤투자는 벤처 생태계의 뿌리에 속해 엔젤투자자의 증감 여부는 전체 벤처산업 활성화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