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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NH 김용환의 '화수미제(火水未濟)'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5.05.04 07:27|조회 : 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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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위천 천풍구 천산둔 같은 ‘주역’의 64괘를 그릴 때는 글을 쓸 때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다. 천하의 모든 변화가 아래부터 시작되고 우주만물의 변화가 안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내부부터 변화가 없으면 어떤 일도 성공할 수 없다.

NH금융그룹 김용환 회장이 정식 취임했다. 그가 회장으로 선임된 데는 전임 임종룡 회장의 천거가 주효했다고 한다. 후임자는 잘 뽑았다. 그는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한 덕분에 은행업무, 특히 글로벌 금융에 밝다. 관료 시절 오랜 경험으로 증권·자산운용·보험업무에도 능통하다. 추진력이나 리더십, 위기상황에서의 정무적 판단력 등도 돋보인다.

NH금융 회장 선임 후 수출입은행장 시절 경남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을 놓고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의 해명처럼 채권단이 경남기업을 살리려는 과정에서 기존 여신비율에 따라 배정받고 지원한 것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 투명한 업무스타일에 비춰 뒷거래 같은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김용환 NH금융 회장은 취임사 등을 통해 외형에 걸맞은 수익성을 갖춘 내실 있는 은행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업여신 투자금융 등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전임 임종룡 회장이 강조한 자산운용 역량 강화도 역설했다. 해외진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까지 제시했다. 대한민국 3대 금융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가졌을 포부와 의욕, 막중한 책임감 등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들이 실현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 고통이 따를 것이다. 어쩌면 그의 재임기간에는 어느 것 하나 완성되지 못할 수도 있다. NH금융은 외형상 3대 금융그룹이지만 신한·KB국민·우리·하나·IBK기업 등 누구도 NH를 진정한 경쟁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실적을 비교하고 분석할 때도 NH금융이나 NH농협은행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덩치만 컸지 내실이 없기 때문이다.

김용환 회장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우리은행 등이 다가올 부실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STX그룹 여신을 소리 없이 줄일 때 눈치도 못 채고 이것을 받아간 곳이 NH금융이다. 여신심사 기법을 아무리 선진화해도 형님, 동생의식이 강한 NH금융의 독특한 문화가 지속되는 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와 초저금리 시대를 배경으로 자산운용이 핵심 업무로 떠오르고 있지만 NH투자증권을 빼고 보면 NH금융맨이 제대로 이를 수행할 실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NH금융은 자산운용부문에서 NH-CA자산운용의 공동주주이자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프랑스 아문디그룹과의 협업을 강조하지만 국내 금융역사에서 외국계와 합작해 성공한 사례는 아주 드물다.

해외진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로 눈을 돌리면 더 큰 걱정이 앞선다. NH금융에 외국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임직원이 몇이나 되나. 과거 삼성증권의 홍콩 진출 실패나 KB금융그룹의 카자흐스탄 실패 사례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주역 64괘의 마지막 괘는 화수미제(火水未濟)다. 여우가 강물을 다 건넜는데 꼬리를 적시고 마는, 완성이 아니라 미완성으로 끝난다. 역사가 그렇고 인생이 그렇고 기업도 마찬가지다. 김용환 회장도, NH금융도 예외일 수 없다. 더욱이 그의 임기는 2년에 불과하다.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태산인데 시간은 너무 짧고 무리는 그를 따라오지 못한다.

그래도 김용환 회장을 응원한다. 그의 성공을 기도한다. 이런 소중한 과정이 쌓이고 쌓여 NH금융도, 대한민국 금융도 일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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