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주 MSCI 편입 임박…외인 자금 이탈할까

중국 A주식의 MSCI 신흥지수 편입 여부 결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유동성에 적신호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A주가 MSCI 신흥지수에 편입될 경우 국내 증시내 외국인 자금이 6조원에서 많게는 48조원까지도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오는 6월 초 시장 재분류 결과를 발표한다. MSCI에서 발표하는 지수는 전세계 투자자들의 벤치마크로 활용돼 지수가 조정될 때마다 상당한 규모의 글로벌 자금이 움직이게 된다.

MSCI는 1년에 4번(2,5,8,11월) 지수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1년에 1번(6월) 시장 재분류 결과를 공표한다. 검토(review)란 지수 내 구성종목을 변경하는 것을, 재분류란 선진지수·신흥지수·프론티어마켓지수 등 각 지수에 포함되는 국가를 변경하는 것을 뜻한다.

중국 A주는 지난해 MSCI 신흥지수 편입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간 교차거래) 시행으로 외국인 접근성이 과거보다 나아진데다 지난해 'MSCI 차이나 A 인터내셔널 지수'가 만들어진 것이 중국 A주의 신흥지수 편입을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해석이다. MSCI 차이나 A 인터내셔널 지수는 중국 A주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해 MSCI 지수 방법론을 활용해 만들었다.

대신증권은 MSCI 신흥지수에 맞춰 수동적으로 운용되는 신흥국 패시브 자금 규모를 3600억달러로 가정하면 중국 A주가 신흥지수에 편입될 경우 국내에서 6조원 가량의 외국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A주 편입 비중을 첫 해 5%에서 시작해 점차 늘려나간다는 점을 감안해도 내년 5월까지 1년에 걸쳐 6000억원 수준의 외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MSCI는 2013년에 중국 A주의 신흥지수 편입 로드맵을 발표할 때 시장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첫 해에는 A주 시가총액의 5%만을 반영하고 점차 비중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SCI는 A주식이 5% 편입될 경우 신흥지수 내에서 한국 비중은 0.2%p, 100% 편입될 경우 한국 비중은 1.7%p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신흥지수 내 한국 비중은 15.0%다.

그러나 최근 후강퉁 시행으로 상하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MSCI 신흥지수 내에서 한국 비중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LIG투자증권는 지난 3월 말 기준 중국 A주가 5% 편입될 경우 한국이 MSCI 신흥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p, 100% 편입될 경우 한국의 비중은 4.7%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신흥지수 내 한국 비중이 1.7%p 감소했을 때 6조원 가량 자금이 이탈된다고 가정하면 4.7%p 감소한다면 단순 계산해도 17조원 상당의 자금이 점차적으로 국내에서 이탈할 수 있다.

좀더 공격적인 분석도 있다. 삼성증권은 MSCI 추종 신흥국 패시브 자금 규모를 300억달러에서 많게는 1조5000억달러까지 봤다.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는 적게는 10조원에서 많게는 48조원까지 계산된다.
반면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에 따른 국내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이 지수에 100% 편입되기까지 한국은 6년, 대만은 9년이 걸렸다"며 "오는 6월 중국 A주 편입이 확정된다 해도 실제 편입은 내년 5월에 5% 편입부터 시작될 것이고 100% 편입까지는 6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충격을 흡수할 시간은 충분해 당장 한국의 피해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