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내츄럴엔도텍 나올라… 화장품·바이오 IPO 다시보기

내츄럴엔도텍이 상장 2년6개월 만에 '가짜 백수오'로 시장의 신뢰를 잃자 최근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화장품, 바이오 기업의 고평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에 치우쳐 있는 사업구조가 자칫 내츄럴엔도텍과 같은 사건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츄럴엔도텍은 회사설립 약 12년 만인 2013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 희망밴드(3만2000~3만8000원)를 뛰어넘는 4만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상작직후 몇몇 증권사들은 PER 20배(주가수익비율)에 달하는 높은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내츄럴엔도텍의 희망가가 높게 책정된 것은 기관투자자들이 내츄럴엔도텍을 상대적으로 고평가해서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98%가 밴드가를 넘는 4만원 이상의 가격에 공모주를 신청했고, 5만원 이상의 가격에 공모주를 신청한 기관도 45%가 넘었다.

기관투자자 고가에 청약을 신청했던 것은 내츄럴엔도텍의 성장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를 이용한 여성갱년기 증상완화 제품과 관련해 독점적인 특허를 갖고 있었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건강식품 중 백수오가 들어간 제품은 내츄럴엔도텍의 원료을 사용해야했다.

건강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은 건강식품의 업계에서 갑 중의 갑으로 통했다"며 "백수오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들은 항상 내츄럴엔도텍의 눈치를 보며 필요한 물량얻기에 급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수오로 흥한 내츄럴엔도텍은 가짜 백수오 문제가 불거지자 회사가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이 같은 제품 편중 문제는 상장 시부터 지적돼 왔다. IPO 때부터 일부에서는 단일제품에 매출의 95%가 몰려있는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문제점보다는 장점으로 인식됐다.

업계는 이번 사건이 화장품과 바이오 기업의 IPO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두 기업군이 최근 상장시장에서 너무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시점이여서 내츄럴엔도텍 사건이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잇츠스킨 등과 같은 화장품 기업은 시장에서 현재 2조원에 육박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PER이 30배에 달한다. 중국에서 각각 수딩젤, 달팽이크림 등이 인기를 끌며 매출이 급상승 했기에 가능한 평가다. 그만큼 해당 상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잃으면 기업가치는 급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시장에서는 다음달 유가시장 상장 예정 중인 토니모리의 흥행에 집중하고 있다. 토니모리의 투자자 모집 결과가 향후 화장품업체의 IPO 일정 및 기업가치 책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IPO 관계자는 "중소 화장품기업의 경우 중국 시장에 특화된 단일 제품의 매출 급증으로 기업가치가 고평가되고 있다"며 "해당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내츄럴엔도텍처럼 기업가치가 한 번에 급감할 수 있어 이를 감안한 기업가치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