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된 휴롬, 오너일가 '배당잔치' 눈살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인 생활가전업체 휴롬의 오너일가가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도 창업자인 김영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배당을 독식하고 있어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롬의 지난해(2014년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 규모는 총 75억원에 달한다. 1주당(액면가 1만원) 배당금은 18만2000원, 배당성향은 18.4%다.

이번 배당으로 5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휴롬 창업자 김영기 회장(소유주식수 2만8208주)은 무려 51억원 배당금을 지급받는다. 김 회장의 아들 김재원 대표이사(10%)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3명(1만3000주)의 배당금도 24억원에 달한다.

앞서 휴롬 오너일가의 배당금(배당성향)은 2011년 8억원(9.44%), 2012년 20억원(17.2%), 2013년 40억원(16.2%)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휴롬은 지난해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다. 휴롬의 영업이익은 2011년 109억원, 2012년 144억원, 2013년 22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112억원으로 급감했다.

/제공=휴롬

휴롬이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오너일가가 배당을 통해 대규모 현금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롬은 올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실적 등을 고려해 상장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라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수익성이 악화되면 배당을 줄이는 것을 감안하면 휴롬의 대규모 배당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향후 상장 후 오너일가의 배당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잠재적인 투자자들의 투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대규모 배당이 향후 김재원 대표의 가업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향후 김 회장은 보유 지분을 김 대표에게 증여하고 2세 경영 체제를 꾸준히 강화해야한다"며 "휴롬 오너일가가 증여세 등 상속비용 마련을 위해선 배당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휴롬 관계자는 "지난해 휴롬의 제품 고급화 전략으로 원자재와 마케팅 비용이 상승한데다 인력 충원으로 인건비도 늘어 원가가 상승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배당은 매출 확대 등을 반영한 주주 이익 환원 정책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