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추락하는 코스닥, 본격 조정 시작됐나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촉발된 코스닥시장의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한 때 720선을 돌파했던 코스닥은 현재 670선까지 밀렸다. 코스닥 거래대금도 연일 감소하는 등 시장에너지도 연일 줄어드는 모습이다.

4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닥은 전일 대비 1.83% 내린 676.42를 기록하며 나흘째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내츄럴엔도텍 파문이 일기 직전인 지난달 21일 종가(714.52)에 비해서는 5% 이상 급락한 수준이다. 이 기간 코스닥은 일시적으로 반등하다 이내 되밀리는 모습을 반복했다.


코스닥 29개 업종 중 현재 강세인 업종은 통신서비스, 인터넷 등 단 2개에 불과하다. 섬유의류, 비금속, 컴퓨터서비스, 출판매체복제, 기타서비스, 기타제조, 화학, 정보기기, 반도체, 기계장비, 건설, 금융, 오락문화, 음식료담배 등 다수 업종이 2~3%대 급락했다.

코스닥 시총상위주 중에서는 다수 종목이 약세다. 셀트리온 (180,000원 ▲300 +0.17%), 동서 (18,210원 ▼40 -0.22%), CJ E&M (98,900원 ▲2,200 +2.3%), 파라다이스 (14,660원 ▼20 -0.14%), 메디톡스 (131,900원 ▲1,200 +0.92%), 컴투스 (39,100원 ▲300 +0.77%), 바이로메드 (4,660원 ▼35 -0.75%), GS홈쇼핑, CJ오쇼핑, SK브로드밴드, 로엔 등 다수 종목이 최대 5%대 낙폭을 기록 중이다. 한 때 8만6600원이던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현재 2만9000원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 시총상위 30위권 종목 중 현재 강세인 종목은 다음카카오 (48,050원 ▲550 +1.16%), 웹젠 등 단 3개에 불과하다.

지난달 22일 한국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 백수오원료에 식용불가 원료인 이엽우피소가 포함됐다고 발표한 후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심이 급격히 식었다. 한 때 시가총액이 1조6700억원을 웃돌았던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불신은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비화됐다. 지난 22일 코스닥지수는 한 때 720선을 웃돌았지만 내츄럴엔도텍 파문이 전해지자 장중 5.4% 급락하는 쇼크를 겪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의 조정이 현재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지수는 상반기, 특히 4월에 정점을 기록한 후 1분기 실적이 마감되는 5월15일을 전후해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올해도 이같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 센터장은 "지난달 30일 코스닥은 이미 1개월 평균값인 20일 이동평균선(688)을 밑돌며 4월장을 마감했다"며 "대개 20일선을 하향이탈할 때 하락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5월 첫 개장일인 4일부터 매도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7일에는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할 예정"이라며 "5월2주 이후까지 코스닥 매도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닥의 유동성 환경도 악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너지가 줄어든 점은 코스닥 거래대금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가짜 백수오 파문이 시작된 지난달 22일 7조4467억원으로 1996년 코스닥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일 시장 변동성이 그만큼 컸던 탓이다. 이후 코스닥 거래대금은 연일 감소했고 지난달 말에는 3조8000억원으로 22일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개인들이 코스피에서 주식형펀드 환매와 보유주식 순매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코스닥시장에서 플레이하고 있다는 유추를 할 수 있다"며 "코스피에서의 외국인 순매수가 개인의 유동성 확보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코스닥 고점 역시 코스피에서의 외국인 순매수가 일단락되는 시점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조정으로 중국A주가 편입될 5월 하순 또는 외국인 코스피 누적순매수 규모가 2011년 이후 평균치인 12조원에 달하는 국면에서 코스닥도 일차적 변곡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는 기존의 코스닥, 중소형주, 성장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교체해야 한다"며 "기존에는 실적보다 중국소비시장 및 새로운 시장진출 등 기대감으로 밸류에이션이 팽창하는 스타일이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차별화된 실적을 내는 개별기업에 대한 접근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