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애프터 성형광고 금지 요구하는 성형외과의사들

지난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성형수술 전후를 비교하는 '비포&애프터' 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한 가운데 성형외과의사들이 환영의 뜻을 표했다.

통상 이익단체들의 경우 규제강화 법안이 나오면 반대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성형외과 의사들은 법안 논의 과정에서 온라인 광고규제가 제외된데 유감을 표하고 각종 광고제한 규정이 조속히 통과해야 한다고 밝혀 화제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에 따르면 각종 성형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6일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심사를 앞두고 있다.

법사위 통과 후 같은 날 열리는 본회의 문턱까지 넘으면 성형수술 '비포&애프터' 광고, 성형수술 치료경험담이나 치료효과 보장광고, 지하철 역사나 차량, 영화관 등에서 이뤄지는 성형광고 등이 사라진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3가지 의료광고가 통과했는데 이중 수술비용을 비교하는 것은 모든 의료광고에서 금지하기로 했다"며 "비포&애프터 광고, 스크린도어 광고 등의 경우 미용 목적 광고만 금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국민 1만명당 미용성형수술과 시술 건수가 131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한국소비자원의 상담과 피해구제 처리현황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성형관련 상담은 4800건이다.

신고하지 않는 상담이 더 많은 것을 고려하면 실제 성형관련 사고 건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위가 각종 성형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광고 규제'에 칼을 뽑은 셈이다.

당초 복지위는 인터넷 등의 성형광고, 연예인을 활용한 성형광고 역시 금지하려 했지만 연예인 범위가 모호하고 과잉금지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규제 범위를 축소했다.

복지위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차상면 성형외과의사회장은 "불법 성형광고가 성형문화를 과열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 게 사실"이라며 "무분별한 광고를 되짚어보고 국민 건강권을 지키는 방향으로 개정한다니 다행"이라고 했다.

차 회장은 "최근의 광고 동향이라 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연예인 광고 등이 빠진 것은 아쉽다"고 했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과도한 성형광고가 성형외과 시장 질서를 해치는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 규제를 강화해달라고 주장했다.

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광고를 많이 하기 위해서는 돈이 적게 드는 비전문의를 써야 하고 수술 많이 해야 하니까 악성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유치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악순환을 끊는다는 차원에서 광고를 제한하고 브로커를 막는 등의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형 성형외과에 대한 기준 등을 만들면 싱가포르와 같이 안정적인 성형 국가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해 실질적인 규제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