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SPC 누르고 알짜 '새아침' 인수…만두시장 진출

삼양식품 (290,000원 ▲6,500 +2.29%)이 냉동식품 업계 알짜회사인 새아침을 사실상 인수하게 됐다. 라면 업계 강자인 삼양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최대주주인 내츄럴삼양은 새아침 매각 본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츄럴삼양은 앞으로 본실사를 거친 이후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약 350억원~4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 관계자는 "새아침은 시장에서 약 200억원 정도로 평가됐지만 냉동만두 업계 2위인 해태제과와 SPC그룹 계열의 삼립식품이 관심을 보이면서 입찰 가격이 150억원 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내츄럴삼양이 냉동식품업계에 진출하려는 까닭은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삼양은 특히 냉동만두 시장을 눈여겨 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에 2048억원 규모였던 이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 규모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현재 CJ제일제당 (337,000원 ▼4,500 -1.32%)과 해태제과, 풀무원 (12,130원 ▼160 -1.30%), 동원F&B (36,700원 ▼800 -2.13%), 오뚜기 (409,000원 ▼2,000 -0.49%) 등의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츄럴삼양은 새아침이 국내 최대 규모의 냉동식품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고 대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아침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지만 현재 CJ와 롯데마트, 대상, 동원 등 냉동식품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새아침의 하루 냉동식품 생산 가능량은 100톤 이상으로 업계 3위인 동원F&B와 비슷한 수준이다. 만두와 돈가스, 크로켓, 떡갈비 등 시중에 출시되는 대부분의 냉동식품을 제조할 수 있다는 평가다.

내츄럴삼양이 새아침을 인수하면 새아침이 보유한 기존 고객사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 생산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새아침의 공장설비 규모는 업계 최고 수준이고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데도 실적이 바닥을 치고 늘고 있어 새 주인을 맞으면 실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아침은 2010년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실적이 감소하며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직원들의 정상화 노력으로 지난해 588억원의 매출액과 4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인 2009년에는 710억원의 매출액과 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새아침은 사세를 대기업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과감히 집행해 공장을 키우다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맞아 2010년 12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내츄럴삼양은 식품가공업과 식료품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삼양식품 지분 33.26%를 보유해 삼양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내츄럴삼양의 지분은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전 회장의 부인인 김정수 사장이 각각 21%와 42.2%를 보유해 사실상 오너일가의 개인 회사로 평가된다. 지난해 480억원의 매출액과 3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