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실적 우려…회사채 발행 제동 걸리나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저금리 기조에 발맞춰 활기를 띄던 회사채 발행 시장이 5월 들어서며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최근 채권 금리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어 발행사와 기관투자자 모두 금리 방향성을 지켜보는 중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1분기 실적 공시에 대한 부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 및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4~8일)에 예정된 공모 회사채 발행규모는 전 주(1조2300억원) 대비 59.3% 감소한 총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 기업은 LG디스플레이(3000억원)와 LG하우시스(2000억원) 등 총 2곳이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5월 둘째 주 회사채 수요예측 대기물량 역시 2000억원(현대위아 1곳)에 불과하다.


5월 첫주 노동절에 이어 5월 둘째주에도 어린이날이 끼어 있는 등 공휴일 영향도 있어 회사채 시장이 실제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최근 금리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어 잠시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 3년물 지표금리는 지난달 17일 1.69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1.896%까지 반등했다. 10거래일 사이에 20.5bp(1bp=0.01%p)가 상승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급등하고 있어 금리 방향성을 두고 발행사와 기관투자자 모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가 단기적으로 반등한 뒤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다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회사채 발행시기를 늦추는 것이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이는 방안이 된다. 반면 회사채 시장의 수요자인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높을 때 회사채를 매수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에 섣불리 수요예측에 참여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금리 반등과 최근 1분기 실적발표 시기가 겹치면서 실적이 부진한 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을 연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계획했던 풍산은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하자 회사채 발행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투자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돼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청한 것이 원인이 됐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말까지 분기 실적을 발표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실적이 좋지 않으면 회사채 발행을 연기할 유인이 커질 것"이라며 "5월초 징검다리 휴일 등이 있어 회사채 수요예측 또한 이전에 비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