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가 기업들, 실적 줄줄이 악화 'LG와 다르네'

LG가(家)의 외가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악화를 겪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외사촌들이 경영하는 이 기업들은 주로 LG전자 계열사들과 거래하지만 실적은 LG 계열사와 별개로 나타나고 있어 관심을 끈다.

4일 머니투데이가 오성사, 코멧네트워크, 스타리온 등 구 회장의 외가 기업 주요 7개사의 2014년 영업실적(연결기준)을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늘어난 곳은 오성사 단 한곳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개사의 전체 매출액은 1조4478억원,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5.3%, 47.7% 줄었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평균 영업이익률은 1%에도 못 미쳤다.

과거 '금성'이란 사명을 썼던 LG가(家) 친인척 기업답게 외가 기업들도 회사이름이 대개 별과 관련돼 있다. 먼저 오성(午星)그룹은 오성사(오성기전 포함), 오성전자, 오성디스플레이 등이 매출 6726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거뒀다.

오성그룹은 구 회장의 이종사촌인 하택선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하효현 오성그룹 회장은 하택선 부회장의 오촌 당숙이다.


주력사는 오성사로 선풍기 등 가전제품을 LG전자에 OEM(주문자상표부착)으로 공급하는 한편 자체 브랜드로도 생산하는데 지난해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었다. 적자의 원인이었던 과다한 판매관리비를 50억원 이상 줄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성의 다른 계열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코멧(혜성,彗星)네트워크는 구 회장의 외사촌 하국선 대표가 이끈다. 하국선 대표의 부친 고 하효락씨는 구 회장의 외삼촌이다.

코멧네트워크는 LG디스플레이의 국내 공식 대리점으로 출발해 액정화면 관련 부품업을 하고 있다. 코템, 코멧과 코멧 중국·베트남법인 등을 종속회사로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198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판매관리비가 60억원 가까이 급증한 탓에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코멧네트워크는 LCD(액정표시장치) 구동 칩 업체인 실리콘웍스를 인수해 전환점을 모색했으나 지난해 이를 LG에 매각했다.

스타리온그룹은 이름(스타+리온) 그대로 모태가 1969년 설립된 성철(별+쇠, 星鐵)사다. 정승규 스타리온 회장은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손아래 동서고, 정 회장의 장남 정장원 사장은 구본무 회장의 이종사촌이다.

성철사는 냉장고부품을 만드는 기원, 하나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일우정밀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으며 2014년 매출액 2837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LCD 백라이트 유닛을 생산하는 원우정밀은 매출액 2833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이다. 두 회사 모두 매출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지주회사 격인 스타리온 역시 매출액이 반 토막 나는 등 실적이 나빴다.

외가 기업과는 상관없이 LG전자 계열사들은 지난해 모두 선전했다. LG전자 (92,200원 ▼600 -0.65%)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 46.4% 증가했고 LG디스플레이 (10,240원 ▲110 +1.09%)는 매출액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6.7% 뛰며 선방했다.

LG 관계자는 "친인척들이 경영하고 있지만 해당 기업들은 독자적으로 세워졌고 지난 수 십 년 동안 LG그룹과는 별개 회사로 운영돼왔다"며 "전반적인 업황, 시장상황과 함께 개별기업의 경영실적은 회사별 사정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