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 47명? "못끼면 집에서 손주나 봐야"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단상에 오르고 있다.. 2015.4.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완구 전 국무총리 사임으로 총리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국무총리실에서 '차기 국무총리 후보군' 에 관한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등이 망라됐는데 인원이 47명이나 된다. 명단을 둘러싸고 긴장감보다는 '여기에도 못 끼면 손주나 보라는 것이냐'는 냉소적 반응들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4일 "직원이 그간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모아 정보보고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장관에게 보고하거나 내부 자료로 활용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는 정치권에서 거명되는 후보 28명과 언론의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내린 인사 26명, 주요대학 총장 10명 등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총 64명인데 중복 거론된 17명을 빼면 47명을 총리 후보로 분류했다.

정치권 거명 후보 중 정치인으로 분류된 인사는 최 부총리와 황 부총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인제·이주영·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등 7명이다. 관료로 분류된 인사는 황 법무부장관과 황찬현 감사원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장관, 김동연 전 국무조정실장,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 등 6명이다.

정치권 거명후보 중 호남은 별도로 분류해 눈길을 끈다. 사퇴한 이 전 총리를 이어 '호남총리론'이 대세가 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으로 보인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김경재 대통령비서실 홍보특별보좌관, 진념 전 경제부총리,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 5명이 호남 출신 인사다. 언론보도 종합 부문에 포함된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장관, 한덕수 전 총리도 호남 출신 인사다. 학자로 분류된 정갑영 연세대 총장을 더하면 총 10명이다.

통합형 인사도 별도로 분류했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다. 충청 카테고리로 강창희 전 국회의장도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홍사덕·김병호·현경대 전 의원이 명단에 포함됐다.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박효종 서울대 교수, 김대기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박병원 경총 회장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 조무제 전 대법관, 이강국 전 헌재소장, 이명재 민정특별보좌관, 목영준 전 헌재재판관 등 법조인 출신 인사들도 포함됐다.

대학 총장 중에는 오연천 울산대 총장과 성낙인 서울대 총장, 이장무 전 총장, 어윤대 이필상 고려대 전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등이 명단에 올랐다.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도 포함됐다. 김준영 전 성균관대 총장과 정규상 현 총장, 이영무 한양대 총장도 명단에 올랐다.

한 전직 고위관료는 "명단을 봤는데 저기도 끼지 못하는 분은 그냥 집에서 손주나 봐야겠더라"며 "명단에 있는 사람들 중에 총리가 되고싶어 두근거리는 분들 만큼이나 혹시 총리를 시킬까봐 걱정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