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자는 사이 카드결제가? '현대카드 앱' 고객 혼란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현대카드 통합 어플리케이션/사진제공=현대카드

#직장인 이세진(가명·37)씨는 며칠 전 현대카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다 깜짝 놀랐다. 전날 분명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한밤 중에 버스와 지하철에서 카드 결제가 이뤄진 것. 혹시 카드가 도용되거나 전산 오류가 생긴 건 아닌지 불안했지만 휴일이라 콜센터에 확인도 해보지 못하고 찜찜한 마음으로 주말을 보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통합 앱'을 출시한 현대카드가 '최근이용내역'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일부 항목을 중복 표시해 고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현대카드 앱은 지난 1일 저녁부터 2일 새벽 사이 택시를 제외한 월별 대중교통 사용분을 지하철, 버스, 경기 시내버스로 분류해 최근 이용내역 조회 서비스에 제공하면서 실시간으로 정상 결제가 이뤄진 것처럼 표기했다.

통상 카드사 홈페이지는 이용내역을 제공하면서 대중교통 사용분은 따로 분류한다. 현대카드 홈페이지도 전체 이용내역에 실시간 대중교통 이용분은 포함하지 않고 별도로 조회하도록 해놨으며, 전체 이용금액은 월말에 누적 사용액을 한 번에 제공한다. 하지만 통합 앱에서는 실시간으로 이용내역을 제공하고, 월초에 전월 사용내역을 다시 제공하면서 이전 사용내역과 구분 없이 정상 결제처럼 표기해 혼란을 빚은 것이다.

↑현대카드 통합 앱 실제 최근이용내역 제공 화면

한 현대카드 고객은 "지난해 전산오류로 카드 대금이 이중결제 된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금액이 크진 않았지만 불안했다"며 "홈페이지를 통해 결제금액을 비교해 본 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안심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측은 단순한 오류로 인한 중복 표기일 뿐, 이중 결제 등의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위해 실시간 사용내역을 함께 제공하려는 의도였는데 불편을 끼치게 됐다"며 "실무진에서 문제점을 인지했으며 이달 중 홈페이지와 같은 방식으로 조회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카드는 지난 3월 카드 서비스와 앱카드 간편결제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앱을 출시한 바 있다. 기존에 조회서비스 등을 제공하던 현대카드 앱은 오는 7일부로 폐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