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스틱 2차전..."대화면 퍼스널 TV 시장 뜬다"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국내에 출시된 TV스틱. TV스틱은 TV의 HDMI 단자에 꽂아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TV화면으로 볼 수 있게 연결해주는 기기이다.

구글의 크롬캐스트로 시작된 TV스틱이 퍼지면서 스마트폰으로 나 혼자 보던 프로그램이 거실로 뛰쳐나왔다.

TV스틱은 TV의 HDMI 단자에 꽂아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TV화면으로 볼 수 있게 연결해주는 기기이다. 구글과 같은 세계적 기업이 막강한 콘텐츠 보급 능력을 앞세워 진출했던 TV스틱 시장에 케이블TV 사업자와 이동통신사들까지 참여해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와 구글 플레이 무비를 내세운 구글은 방대한 콘텐츠가 제일 큰 원동력이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지상파 방송사 등 주요 콘텐츠 공급자들과 맺어온 우호관계를 통한 인기 콘텐츠를 내세웠다.

CJ헬로비전은 최근 140여 개 방송채널과 10만여 편의 주문형비디오(VOD)를 앞세운 티빙스틱2.0을 내놓았으며 현대HCN도 이르면 상반기 중 에브리온TV캐스트 2.0을 출시할 계획이다. 에브리온TV에는 지상파 방송은 없지만, 무료로 제공된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 (50,900원 ▼200 -0.39%)의 스마트미러링은 스마트폰 화면을 TV화면으로 그대로 송출하는 역할을 해준다.

LG유플러스 (9,760원 ▼20 -0.20%)에서 나온 티비링크는 스마트폰 콘텐츠를 TV로 전송하는 기능 외에도 메모리 스틱 자체에 저장공간을 갖추고 애플리케이션(앱)를 구동할 수 있는 CPU까지 탑재했다. 조그마한 USB 크기의 PC로 변화하는 것이다. 집에서만 사용할 콘텐츠나 앱을 티비링크에 저장시켜놓고, 스마트폰에서는 외부에서 사용하는 것들로 채울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스틱 누적 판매 대수는 1억7000만대에 달한다. TV스틱의 보급은 빠르게 퍼지고 있지만, 정작 TV스틱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콘텐츠 제공자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은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도록 제공한 콘텐츠를 TV에서 볼 수 있게 한 것은 계약위반이라며 별도의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TV스틱에서는 볼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이 외에도 TV스틱이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창출하지 못하고 스마트폰 콘텐츠 활용 영역을 확장해주는 도구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TV스틱 사업의 장래성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TV스틱은 고가의 스마트TV를 구매하지 않고도 집안의 TV를 똑똑하게 바꿔줄 수 있는 간편한 도구"라며 "사업자들이 의욕을 가지고 시장 활성화에 나서기 위해서는 TV스틱의 독자적인 사업모델을 만들어 내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