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여파, 증시 거래대금 감소세

지난 4월 하순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파문이 불거진 이후 증시 거래대금이 연일 감소하고 있다. 실제 거래대금은 물론 증시진입 대기자금까지 줄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코스닥을 더한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7조7673억원으로 지난 4월 6일 이후 약 한 달만에 처음으로 8조원 밑으로 밀려났다.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22일 내츄럴엔도텍 파문으로 코스피, 코스닥이 각각 장중 35포인트, 45포인트 가량 출렁였던 날 15조9800억원을 기록한 후 연일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4일 거래대금은 코스피시장이 4조7291억원, 코스닥시장이 3조381억원이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4월3일 4조5275억원 이후 한 달여만에 가장 적었고 코스닥 거래대금도 지난 4월1일 2조9457억원 이후 최저수준이었다.

증시 거래대금은 시장 에너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지난 4월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합계는 239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4월 하순에 코스피지수는 약 4년만에 박스권 상단인 2170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코스닥지수 역시 7년3개월만에 700선을 뚫고 올라갔다.

문제는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파문이 알려진 지난 4월22일을 전후해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지수 하락세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ㅇㅓ 23일 217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현재 2130선 초반대로 밀려났다. 지난달 21일 710선을 돌파했던 코스닥은 현재 680선을 내준 채 연일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도 지난달 하순을 정점으로 연일 감소하고 있다. 증시진입 대기자금으로 간주되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14일 20조2213억원을 기록, 2012년 2월하순 이후 약 3년2개월만에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고 같은 달 21일에는 22조1585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내츄럴엔도텍 파문이 발생한 22일 이후 연일 감소, 30일에는 21조2154억원으로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거래대금 감소가 시장경계심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우려요인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하락장세에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것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코스닥 양대지수가 장기박스권을 돌파한 데 따른 과열인식이 거래대금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참여자들이 적극 매수에 가담하지 못하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가 빠지는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것은 일정부분 긍정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며 "하락장세에서의 거래대금 증가는 사는 사람에 비해 파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투자자예탁금 감소 역시 증시에서 이탈했다기보다 최근 조정장세에서 저가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증시의 가격매력이 나타나는 구간에서 다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