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확대안, 게임업계 돌파구 될까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임업계의 자율규제 확대안이 마련됐다. 게임업계는 이를 계기로 관련 논란이 일단락되길 기대하고 있으나, 업계를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는 지난달 30일 자율규제 적용 대상 및 내용을 확대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확대안을 내놨다.


앞서 K-iDEA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율규제와 비교하면 적용 대상이 '전체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가'로 확대됐다. 정보공개 내용에는 △획득 가능한 아이템 목록 △게임 내 희소성에 따라 구분된 등급의 확률 수치 등을 명시하도록 했다. 확대안은 오는 6월 중 모든 회원사들에 적용될 예정이다.

K-iDEA 회원사들의 게임물 중 80%가 확대안을 따라야 한다. 현재 구글 플레이의 최고매출 순위 1~30위 모든 게임이 여기에 포함된다. 강신철 K-iDEA 회장은 "게임업계가 자정노력의 일환으로 확대안을 발표한 만큼, 내실 있는 제도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용 대상을 대폭 늘렸으나 확률 공개 내용은 이용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대안은 아이템별 확률이 아닌 등급의 확률을 공개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아이템 A, B, C 등을 1등급에 포함시키고, 1등급 아이템이 나올 확률을 공개하는 것이다. 등급별 확률 격차는 따로 규정하지 않아, 격차가 과도할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공통된 표기방법도 정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자율규제 움직임에도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의 입법 의지는 확고하다. 정 의원은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구성비율, 획득확률 등을 '게임물내용정보'에 포함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내용을 게임물내용정보에 넣어, 공시하도록 규정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상황에서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자율규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1500개 게임사 중 K-iDEA에는 81개만 가입돼 있고, 특히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는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자율규제는 지난 8년 동안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실패했고, 작년 11월 발표한 자율규제안도 유명무실한 안을 가져와 게임 이용자들의 신뢰를 저버린 바 있다"고 주장했다.

K-iDEA가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자율규제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국회의 입법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회원사들이 자율규제 확대안을 얼마나 따르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자율규제를 이행하지 않거나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경우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