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이하 그린벨트, 시·도지사가 '해제'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앞으로 30만㎡ 이하의 중소 규모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는 각 시·도지사가 해제할 수 있게 된다. 그린벨트내 불법 창고는 공원녹지로 일부 조성할 경우 한시적인 개발이 허용된다. 그린벨트 내의 지역특산물 체험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국토교통부는 6일 대통령 주재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그동안 해제에 방점을 찍었던 그린벨트 정책을 주민들의 실생활 불편 해소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그린벨트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그린벨트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1971년 도입된 그린벨트 제도가 반세기만에 큰 폭의 정책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30만㎡ 이하 그린벨트 시·도지사에게 해제권 부여
우선 그린벨트 해제 절차가 간소화된다. 지금까지 그린벨트 해제 절차는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 30만㎡ 이하의 경우 시·도지사에게 해제권한이 부여된다. 해제와 개발절차가 일원화되면서 그린벨트 개발사업이 통상 2년 이상에서 1년 줄어들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봤다.

윤성원 국토부 도시정책관은 “무분별한 그린벨트 해제 방지를 위해 233㎢ 수준인 현 해제 총량 범위 내에서 해제절차를 간소화할 것”이라며 “2년내 개발사업이 착공되지 않으면 그린벨트로 환원되는 규정을 신설하고 환경등급이 높은 지역은 해제에서 제외하는 등 안전장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경계지역 그린벨트의 해제요건도 간소화된다. 이에 따라 해제된 집단취락에 의해 단절된 1만㎡ 미만의 그린벨트도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그린벨트 경계선이 관통하는 1000㎡ 이하 토지를 해제하면서 섬처럼 남게 되는 소규모 그린벨트 역시 함께 해제한다. 해당 그린벨트는 약 40만㎡다.


◇공원 기부채납하면 창고도 허용…공공기여형 훼손지 정비제도 도입
그린벨트 규제 개선방안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내용은 ‘공공기여형 훼손지 정비제도’ 도입이다. 그린벨트내 축사 등을 적법하게 허가받아 설치했지만, 이를 창고 등으로 무단변경한 사례는 전국적으로 2만6000개 중에서 1만여개로 추정된다.

하지만 창고 등의 수익이 최대 1억원인 이행강제금보다 높은 경우도 많아 정부는 한시적으로 유인책을 마련했다. 공공기여형 훼손지 정비제도는 주민들이 그린벨트 훼손지 중 30% 이상을 공원녹지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면 창고 설치 등을 허용하는 제도로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국토부는 공공기여형 훼손지 정비제도로 70만㎡ 이상의 훼손지가 정비되고 소규모 공원 100개에 해당하는 20만㎡가 공원녹지로 조성되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는 2018년 이후 이행강제금 상한을 폐지하고 벌금 상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동안 그린벨트 내에서 산수유 등 지역특산물의 가공시설 정도만 허용했던 규제는 판매, 체험 등으로 완화된다. 그린벨트 내에서도 지역특산물 체험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설치 규모는 200㎡에서 300㎡로 확대된다. 마을공동으로 할 경우 1000㎡까지 설치할 수 있다.

마을공동으로 농어촌체험, 휴양마을사업을 추진하면 2000㎡까지 숙박, 음식, 체험 등 부대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그린벨트 내에서 콩나물과 버섯에 한정됐던 농작물 재배시설은 허브 등 친환경 농작물로 확대된다.

5년 이상 거주한 사람만 설치할 수 있는 그린벨트 내 음식점 부설주차장 설치 규정을 완화하고 주유소 내에 세차장과 편의점 등 부대시설 설치도 가능토록 했다. 그린벨트 지정 당시 연면적만큼만 추가로 증축할 수 있는 공장 관련 규정은 기존 부지 내에서 20%까지 증축을 허용한다.

국토부는 오는 9월부터 시행령 개정 등을 거쳐 그린벨트 규제완화에 나설 예정이다. 윤 정책관은 “입지규제 완화로 시설증축 등 1300억원의 투자유발 효과, 해제 소요기간 1년 단축으로 인한 개발사업의 금융비용 연간 224억원 등 효과를 기대한다”며 “최대한 속도감 있게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